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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재계의 신성장 동력으로 '칭송' 받으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태양광업계는 요즘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글로벌경기 침체와 공급과잉이 맞물려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락하는 등 업체마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위기국면에서 태양광업계의 선두주자인 OCI그룹은 최근 오너 3세를 경영전면에 배치하며 '부활의 노래'가 울려퍼지길 기대하고 있다. 주인공은 이우현 신임 사장(45). 그는 지난달 22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총괄 부사장직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와 함께 기존 백우석 대표이사 사장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한단계 올라섰다. OCI는 이제 기존 '이수영(대표이사 회장)-백우석(대표이사 부회장)' 투톱 체제에서 이우현 사장까지 합류해 3인 각자 대표체제를 갖추게 됐다.
2005년 사장 취임 이후 회사를 이끌던 백 부회장은 앞으로 OCI의 경영에도 관여하지만 큰 틀에서는 그룹 전계열사를 아우르는 총책을 맡는다. 따라서 OCI는 이우현 사장 중심으로 체제를 본격 전환한 셈이다.
OCI 그룹 창업주인 고 이회림 회장의 맏손자이자 이수영 회장의 장남인 이우현 사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이후 국내·외 금융투자회사에서 일하다 2005년 전략기획본부장(CMO)으로 OCI에 입사한 이래 최근까지 폴리실리콘 등 사업전반을 이끌어왔다.
OCI의 공식적인 '새 얼굴'이 된 이 사장으로선 올 들어 태양광발전사업 분야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태양광산업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사업이 업황 침체로 워낙 부진한 터라 태양광발전 쪽으로 수익다변화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OCI는 지난 3월22일 정기주총에서 '태양광발전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태양광 소재와 연관되는 사업의 영역을 넓히며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담긴 결과다.
OCI는 지난 2011년 미국 태양광발전회사인 솔라파워를 인수해 자회사 'OCI솔라파워'를 만들고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의 전력공급회사인 CPS에너지와 '400㎿ 규모 태양광발전 전력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 지난 3월5일에는 이 태양광발전소의 기공식까지 열었다.
특히 OCI의 이번 사업은 미국 지방정부의 태양광 프로젝트 중에서 최대 규모이자 미국 내 역대 두번째로 손꼽히는 대형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OCI는 올해부터 5년간 5단계에 걸쳐 총 500만평(축구장 1600개)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2016년까지 완공해 샌안토니오시의 7만여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25년간 2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게 회사 측의 계산.
또한 OCI는 해외 못지않게 국내 태양광 발전사업에 대한 진행속도도 늦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시와 1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지난 1월 부산시·전라북도와 각각 1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새만금 산단·이차전지 사업서도 '큰 손'
태양광발전사업과 별개로 이 사장은 OCI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새만금산업단지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진두지휘도 맡는다. 새만금 지구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경제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곳. 따라서 이곳에 태양광을 포함한 관련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는 게 OCI 경영진의 계산이다.
이를 위해 OCI는 지난 3월25일 새만금·군산경제구역청과 1공구(57만1352㎡·약 17만2000평) 입주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같은달 27일에는 한국농어촌공사와 용지매입계약을 맺었다.
새만금 산단 프로젝트는 1공구에 약 2조2000억원을 들여 첨단신소재공장을 건설한다는 게 큰 밑그림. 여기에 태양광 핵심원료인 폴리실리콘공장을 포함해 나노실리카·카본소재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OCI는 상반기 안에 추가로 1조원을 투자해 열병합발전소를 조성할 2공구 입주계약도 맺어 새만금사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OCI는 최근 신수종사업 발굴에도 적극성을 띠고 있다. 지난 3월 강원도와 이차전지 소재 생산 개발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이차전지사업은 차세대 동력사업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로 기존의 1회용 일반건전지와 달리 재충전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녹색성장산업. OCI는 강원도 이차전지사업을 필두로 이 분야에서도 '강자'로 우뚝 서겠다는 각오다.
◆'보릿고개' 넘고 '성장대로' 달릴까
'3인 각자 대표체제'로 돌입하며 배수의 진을 친 OCI지만 이 사장이 풀어야할 가장 큰 과제는 역시 실적 개선이다.
OCI는 작년 4분기 매출 7035억원에 영업손실 6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9.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적자로 돌아선 형국.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매출 7254억원, 영업이익 14억원과 비교해서도 크게 낮은 수치다. 유럽 재정위기가 심화됐고 태양광산업의 급격한 시황 변동 등 악화된 사업 환경 탓에 주력사업인 폴리실리콘 판매가 감소했던 게 영향이 컸다.
문제는 이 같은 단순한 실적 저조와는 별개로 최근 들어 잇단 계약해지 흐름이 OCI로서는 좋지 않다는 점이다. OCI는 지난해 말 일본의 웨이퍼 제조업체 스페이스 에너지와 체결한 3041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 2건이 해당업체의 경영악화로 해지됐다. 이보다 앞서 국내 태양광 소재·부품업체인 세미머티리얼즈와 체결한 2417억원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도 깨졌다. 2011년 초에도 미국 에버그린솔라와 맺은 3200억원의 공급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
태양광 업황은 지난해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급격히 하락세에 돌입했고 중국발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총체적인 불황모드에 돌입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태양광업계의 이 같은 '보릿고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태양광업계 1위 OCI의 실질수장이 된 이우현 사장. 태양광 불황의 '파고'를 넘어 업계 정상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회복시킬 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로필>
1990년 서강대 화학공학과 졸업/ 1992년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MBA/ 2001년 캐피탈 Z 파트너스 이사/ 2005년 OCI 전무/ 2007년 OCI 사업총괄부사장(CMO)/ 2013년 OCI 대표이사 사장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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