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은금융지주가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홍기택 산은금융회장 겸 산업은행장이 선임되면서 강만수 전 회장이 추진한 사안들이 대거 바뀌고 있어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민영화다. 강 전 회장이 그동안 총력을 기울여온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민영화작업도 삐걱거리고 있는 것.
 
소매금융도 대폭 축소할 예정이다. 강만수 전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다이렉트뱅킹이 대폭 줄어들고 지점수도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 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올 연말까지 지점을 130여개로 확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홍 회장이 선임된 후 100개로 축소키로 했다.
 
이는 모바일·인터넷 환경 등으로 지점방문 고객이 감소하면서 지점 확대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외부컨설팅 결과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3월 감사원이 산업은행 다이렉트예금의 고금리와 함께 급속한 지점 확대를 지적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의 통합 추진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되면 덩치는 커지지만 자본규모는 사실상 현재 수준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정책금융공사가 90.3%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산은금융에 대한 주식이 사라지고 자본금 변동 없이 부채만 커지게 되기 때문. 이 때문에 산은금융 내부에서는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회장이 바뀔 때마다 숙원사업이 바뀜에 따라 내부 직원들의 혼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기택式 인사 어떤 결과 나올까
 
지난 6월24일. 산은금융 직원들은 하루 동안 숨을 죽였다. 홍기택 회장이 취임한 후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소매금융 비중을 낮추고 정책금융 업무를 높이는 게 주요 골자다. 홍 회장이 평소에 강조한 내용을 이번 인사에 그대로 반영한 셈이다.
 
실제로 산업은행 이사회는 이날 1그룹 9부문 5본부 1센터 46부(실) 구조로 돼 있는 산업은행 내부조직을 10부문 5본부 47부(실)로 변경했다. 또 그동안 민영화에 대비해 다이렉트뱅킹 등 개인금융 업무를 확대키로 하고 그룹으로 조직을 키웠던 소매금융그룹을 개인금융부문으로 격하했다. 소매금융그룹 안에 있던 다이렉트센터는 다이렉트부로 변경됐다. 소매금융기획부와 소매여신부도 개인금융부로 합쳤다. 강만수 전 회장이 추진한 소매금융 사업이 대폭 축소된 셈이다.
 
반면 정책금융업무에 대한 기능과 역할은 대폭 확대됐다. 사모펀드본부에 사모펀드2부가 신설돼 정책성 사모펀드 업무를 강화했다. 사모펀드부 안에 있는 전략단은 사모펀드2부의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적 구조조정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개선지원부도 신설한다. 부실징후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조치를 취해 정상적인 기업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금융을 뒷받침하고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 강화를 위해 투자금융부를 벤처금융부로 명칭을 변경하기로 했다. 또 기술금융부의 기능도 확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홍 회장이 강 전 회장과 거리 두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홍 회장이 취임 3개월여만에 자신의 색깔을 낸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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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