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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타격을 받게 됐다. 원화 강세로 일본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일본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자동차산업이 큰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엔저의 최대 피해주로 자동차 업종이 거론됐다. 한일 간 수출경합도는 0.625로 전체 산업 평균인 0.394보다 높다(2010년 기준). 2001년 1월~2012년 10월을 대상으로 하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하면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12%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최윤식 연구위원).
2009년 이후를 대상으로 하면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진다. 원/엔 환율 10% 하락시 자동차 수출액은 15%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 것. 현대·기아차의 해외판매 비중은 84%에 달한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6월4일 1513.5원에서 연말에는 1234.7원으로 불과 7개월만에 18.4%나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181.0원에서 1067.5원으로 달러대비 원고 현상은 달러로 수출하는 제품의 채산성을 더욱 악화시켰다.
현대차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2조5370억원을 정점으로 3분기 1조9760억원, 4분기 1조8310억원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기아차의 분기별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조2310원을 정점으로 3분기 8010억원, 4분기 4040억원으로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년 만에 3분의 1 토막이 난 것이다.
지난해 4월16일부터 올해 4월15일까지 코스피가 3.62% 하락하는 동안 현대차 주가는 26.61%, 기아차 주가는 35.01%나 하락했다.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현대차보다 더욱 큰 비율로 감소한 관계로 주가 하락률이 더 컸다. 운송장비업종 지수는 25.0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원/엔 환율은 19.21% 하락하면서 자동차관련 주식의 가격과 거의 같은 흐름을 나타냈음을 차트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변화의 조짐인가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다른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4월15일부터 7월19일까지 코스피가 2.55% 하락하고 원/엔 환율도 2.21% 하락했지만 현대차 주가는 반대로 14.76%, 기아차는 18.09%나 오른 것이다. 운송장비업종 지수는 11.59% 올랐다. 엔저현상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자동차 관련 주식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더욱이 주식시장이 약세를 나타내는 동안에 두드러진 상승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파른 엔화약세 추이가 완화됐다는 것만으로도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원/달러 환율 여건도 개선됐다.
이에 따라 기관에서는 두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던 것을 소폭이나마 증가할 것으로 수정했다. 엔저 영향으로 인한 주가하락이 1년 동안 워낙 심했기 때문에 주당순이익(EPS)이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는 PER(주가수익비율)이 매우 낮아진 상태가 된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PER이 5~6배 수준으로, 미국 GM에 비해 훨씬 낮고 일본 토요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경쟁업체에 비해 실적 기준으로 저평가주가 된 것이다.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체 중에서도 세종공업, 코리아에프티, 화신정공, 에스엘, 평화정공 등 여러 우량주도 PER이 낮고 실적대비 저평가 상태다.
미국은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고용시장도 회복되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돼 자동차 수요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수요회복의 수혜는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업체에 주로 나타나고 현대기아차는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둔화된 점이 아쉽다.
현대차는 6월 미국에서 싼타페와 엘란트라를 제외한 쏘나타, 엑센트 등 다른 모델의 판매대수가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다. 기아차는 옵티마(내수명 K5), Rio(내수명 프라이드), 쏘울의 판매는 호조인 반면 SUV모델의 판매가 부진했다. 선진국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서 '제값 받기'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신흥국에서는 터키공장 증설(9월), 브라질공장 3교대 전환(9월), 중국 3공장 추가 증설(연말) 등 생산능력이 커지고 판매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여러 기관에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시장 전체로는 판매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엔화약세 영향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본다면, 자동차 주식의 주가가 이미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볼 수 있다. 앞으로 엔/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더라도 달러 강세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아 그럴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도 함께 상승하게 돼 엔화약세를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 4월24일부터 7월19일까지 현대차주식을 외국인은 50만9412주(1450억원), 기관은 186만2443주(3699억원)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은 234만8761주(5091억원) 순매도했다. 기아차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89만9227주(2996억원), 1099만9306주(6243억원) 순매수하는 동안 개인은 1590만6391주(9242억원) 순매도해 똑같은 매매 패턴을 보였다.
같은 기간에 외국인이 코스피 주식을 총 4조7556억원이나 순매도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된다. 혹시 바닥권에서 벗어나는 주식을 개인들만 팔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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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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