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동생' 아이유는 가수다. 가수는 음반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다. 물론 음반 판매가 아니더라도 광고나 행사를 통해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가수라는 직업도 '노래'라는 상품을 기반으로 판매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게임 만드는 게 좋아서 게임사업을 하는 것과 노래하는 게 좋아서 가수를 하는 일은 다를 바가 없다.

게임을 사는 고객이 있듯, 가수의 음반을 사는 고객이 있다. 하지만 음반을 사는 고객은 '고객'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들은 '팬'이라고 불린다. 팬은 자기 돈을 들여서 팬클럽을 만들고 자기들의 시간과 열정을 투자해 좋아하는 가수를 열심히 홍보한다. 엄밀히 따지면 팬은 가수의 고객일 뿐인데 말이다.

기업도 고객을 팬으로 만들 수 있을까. 상품이나 서비스를 처음 내놓은 스타트업 기업일수록 고객수를 늘린다기보다 팬을 만드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팬은 해당기업의 브랜드를 신뢰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늘 그 브랜드를 이용할 것이고 재구매율, 재방문율도 높을 것이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신이 사용하는 상품을 주위에 홍보해준다.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고, 알리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초기 스타트업 기업 입장에서 이보다 더 든든한 지원군이 있을까.

그럼에도 스타트업 기업 중에는 고객이 얼마나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지 챙기지 않은 경우가 종종 있다. 오히려 자사의 상품이나 서비스가 고객의 가려운 점을 잘 긁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그들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고객이 충분히 만족한다는 가정하에 자금 계획과 마케팅 계획이 잡혀있다. 그것은 운이 좋으면 잘 되는 것이고, 운이 없으면 시간과 노력만 허비하고 말게 된다. 스타트업의 상품을 가수의 팬처럼 좋아하는 고객이 얼마나 될지,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할 것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만약 생각보다 그런 사람들이 적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고, 어떻게 하면 열렬히 좋아하게 될 것인지 알아야 한다.

고객이 팬이 되면 기업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 스타트업이 초기 고객을 팬으로 만드는 핵심은 목표고객군으로 설정한 사람들의 니즈를 100% 만족시키는 것이다. 그 고객군은 굳이 수천, 수만명일 필요가 없다. 수천명의 고객이 상품을 체험했지만 '그저 그렇다'는 평가에 그친다면 정말 그저 그런 서비스가 될 뿐이다. 이용자가 100명밖에 안 되더라도 그들에게 '완소'(완전 소중한) 상품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100명을 100% 기쁘게 만들 수 있다면 나중에는 더 많은 수의 고객을 팬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회사 내부에서도 한명의 고객을 맞이할 때 '고객을 기쁘게 하는 것'에 모든 관심을 집중시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상품이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는 기업이 판단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스타트업은 기업이 아니라 뮤지션이 되어야 한다. 그런 회사에는 고객이 아니라 팬이 있을 뿐이다. 초기 창업 기업이 경쟁에서 생존하며 살아나가는 방법이다.

"가치없는 상품을 만들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다." 어디선가 들은 말이다. 요즘 많이 와 닿는 문장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