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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노도의 시기, 성한 두 다리만 믿고 무작정 떠났던 7080세대의 무전여행. 이 스마트한 시대, 정한별(광문고 2년·서울)군의 홀로 땅끝 자전거여행이 부모세대의 그것과 흡사하다.
둘 모두 고행에 가깝기 때문이다.
"꿈을 이뤘어요. 고등학교 때까지 꼭 전국 자전거여행을 해보겠다는 꿈이요."
정군에게 이번 여행은 무언가를 깨닫거나 얻기 위한 일반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가져온 자전거여행의 꿈 자체가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정군의 땅끝 자전거여행은 중1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도 여행 중 혼자 여행을 해보자는 나이치고 '당돌한' 생각을 가졌단다. 학업으로 뒷전에 밀려났던 꿈은 자전거여행 책에서 다시 싹텄다. 몇 번을 읽고 또 읽으며 고2 여름방학을 목표했다.
"인터넷으로 경로를 찾고 필요한 물품을 하나 둘 준비했어요. 방학하자마자 출발하려 했으나 태풍 예고로 일주일을 미뤘죠."
8월4일, 침낭 텐트 등을 한 가득 실은 산악자전거가 서울 강동구 고덕동을 나섰다. 일단 전철로 신창역까지 이동, 보령종합경기장까지 첫 일정에 돌입한다. 이어 3일을 달려 고창군청 목포를 경유, 땅끝마을에 도착한다.
정군은 결국 학교구석에 텐트를 쳤다. '통사정'이 학교 관계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생각에 별빛도 밝았단다.
"이상한 건 외롭지 않았다는 거예요. 폭염 속 15시간을 달릴 때도, 컴컴한 터널을 지날 때도, 밤잠자리로 여기저기를 헤맬 때도요."
정군에겐 부모세대 무전여행의 '고래' 따위야 애초부터 없었다. 600여km 아스팔트에서 홀로 흘릴 인내와 끈기가 곧 그가 꾼 고래였다.
이 스마트한 시대, '몸으로 생각하는' 진솔함이 오늘 정군의 구릿빛 다리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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