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로 인해 보험업계 인수·합병(M&A)시장에 큰 장이 섰다. 이번 M&A는 우리투자증권이라는 '대어'가 주매물이지만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이 '패키지'로 매각되면서 보험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파이낸셜 등 개별 매각종목에 대해 보험사가 예비입찰에 참여하면서 업계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0월21일 마감한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예비입찰이 흥행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물론 우리투자증권이라는 매물자체가 증권업계에서 소문난 알짜 매물인 탓도 있지만, 보험이나 대출 등 사업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위해 많은 금융사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투에 달린 '새주인'…그러나
우리투자증권 예비입찰 서류를 제출한 곳은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사모펀드(PEF)인 파인스트리트로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매각은 '1+3' 패키지 매각이다. 패키지의 메인상품인 우리투자증권에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을 끼워서 판매하는 것.
이러한 패키지 매각으로 우리투자증권을 사려는 후보자는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에 대해 매각가격도 써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의 주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우리아비바생명의 새주인이 달라지게 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이번 패키지 매각을 통해 영국의 아비바생명의 지분도 털어낼 수 있다. 우리금융은 우리아비바생명의 아비바 지분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비바그룹이 정확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지분매입 상황이 더디게 진행됐다.
그런데 이번 매각에서 아비바의 지분까지 시장에 나온 것이다. 현재 우리아비바생명의 최대주주는 우리금융으로 51.58%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아비바 인터내셔날 홀딩스가 47.31%를 가지고 있으며 이번 매각에서는 이들이 보유한 98.89%가 대상이다.
이러한 지분구도는 회사의 탄생에서 시작됐다. 지난 2008년 우리금융은 영국의 아비바그룹과 손잡고 당시 LIG생명을 인수했다. 아비바그룹은 988억원을 지불하고 지분을 사들였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당시 매입가격을 놓고 추정해봤을 때 양쪽의 지분 98.89%를 인수하는 데 약 20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우리아비바생명이 매력적인 매물이 아닌 만큼 M&A 이후의 상황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어느 곳으로 인수되느냐에 따라 우리아비바생명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가 우려하는 근거는 우리아비바생명이 생보시장에서의 지위가 높지 않고 큰 규모의 영업조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유력한 인수후보자인 KB금융과 NH농협이 우리아비바생명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가진 생보 계열사를 갖고 있어 관심을 갖기 힘들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올해 7월 기준 우리아비바생명의 설계사수는 1497명이다. 이러한 수치는 에이스생명(1401명), 현대라이프(1463명), PCA생명(1401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우리아비바생명은 설계사조직에 의한 영업보다는 우리은행 등 관련 계열사를 통한 방카슈랑스에 더 주력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우리금융과 분리되면 방카슈랑스 위주의 영업전략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매각 이후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영업채널을 활용할 수 없어 방카슈랑스 영업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자체적인 영업능력도 취약해 인수 가치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도 "인수의향을 밝힌 곳 대부분이 우리투자증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이는 인수 이후 우리아비바생명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외의 성공 우리파이낸셜, 이유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예비입찰에서 의외의 흥행 대박을 터뜨린 곳이 있다. 바로 우리파이낸셜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파이낸셜에 대해 입찰 의향을 밝힌 곳은 확인된 것만 5곳이다. KB금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 참여하면서 우리파이낸셜에도 가격을 써냈다. 아울러 예상대로 메리츠금융지주와 대신증권, 현대캐피탈, KT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이 중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메리츠지주다. 메리츠는 이번에 매각되는 우리투자증권 계열 중 우리파이낸셜에만 인수의향서를 내면서 강한 인수의지를 보였다.
메리츠가 우리파이낸셜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다각화'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로 변신한 메리츠가 손해보험과 증권, 자산운용 등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캐피탈 업종은 후발주자로 시장지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 3월 출범한 메리츠캐피탈은 올해 6월30일까지 5억3183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에 중고자동차 할부시장에서 현대캐피탈 다음으로 높은 시장지배력을 갖고 있는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KT캐피탈도 우리파이낸셜 인수에 참여했다. KT는 리스와 자동차 할부금융을 주력으로 하는 KT캐피탈을 중심으로 우리파이낸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초 우리투자증권 매각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됐던 대신증권은 입장을 바꿔 우리파이낸셜과 우리F&I 매각에 참여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증권업종의 확장보다 사업의 다각화를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의외의 흥행을 거둔 우리파이낸셜에 대해 '안정성'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분석한다. 하태경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중소 자동차할부금융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투자하는 캐피탈업종에 비해 안전한 저위험 영업"이라며 "20%대의 점유율을 가진 우리파이낸셜처럼 일정한 시장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탄탄한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우리투자증권을 비롯한 '1+3' 매물의 예상가격을 1조5000억∼2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사를 거쳐 오는 12월 중순, 본입찰이 이뤄지고 우선협상 대상자는 내년 1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