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존 '점수제'에서 '건수제'로의 변경이 공론화되고 있다.

보험개발원과 손해보험사들은 제도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이 보험료 절감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자동차사고 발생 시 보험처리를 할 수 없는 등 고객의 자비처리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11월28일 건수제 변경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현행 제도인 점수제는 자동차사고의 경중에 따라 점수를 매기고 이를 통해 자동차보험 가입 및 갱신 시 할인 또는 할증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공론화된 건수제도는 사고경중에 상관없이 건수가 많으면 보험료가 인상되고 사고가 없는 경우 보험료가 내려가는 식이다. 보험개발원은 자동차보험료 할인·할증제도의 '건수제' 전환 시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차량은 총 1731만5777대였다. 이 중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무사고 차량은 79.9%(1383만908대)였고 ▲1건 발생 16.7%(288만8001대) ▲2건 2.8%(49만361대) ▲3건 이상 0.6%(10만6507대) 순이었다.

이러한 통계를 배경으로 보험개발원은 건수제로 변경하면 3646억원의 보험료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개발원은 "제도변경 시 사고위험이 높은 사람에 대해 적용된 보험료 할증금액만큼 무사고자의 보험료가 절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수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제도변경이 자비처리를 유도해 소비자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작은 사고로 차량 수리를 위해 자동차공업소를 찾은 소비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지금까지는 할증구간 미만의 소액사고에 대해서는 보험금으로 자동차를 수리했다. 그러나 건수제가 도입되면 할증이 적용되므로 소액사고에 대해서도 자비로 수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제도가 변경되면 소비자는 보험료 할증이 무서워 사고가 나도 수리를 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대로 차량을 운행하거나 보험처리를 하지 못하는 등 자비처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수제 전환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제도가 있다. 바로 '사고할증 후 할인유예기간 단축'이다. 현행 할인유예기간은 3년이다. 자동차사고로 보험을 처리한 소비자는 자동차보험 재가입 시 3년간 '기록'이 남아 보험료가 인상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가 변경되면 이 기간이 1년으로 줄어든다. 이는 사고가 발생해도 이후 무사고로 운전하면 그 다음연도에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험개발원은 "사고할증 후 할인유예기간 단축을 통해 사고예방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할증 후에도 안전운전에 노력하면 적시에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