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중독에 빠진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시도 때도 없는 스마트폰 사용으로 자녀의 공부가 방해받는 것은 물론 매달 지출되는 휴대폰이용료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활비에서 휴대폰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그렇다고 다른 아이들 대부분이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19~75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초·중·고교생의 IT기기에 대한 중독성 우려를 점수로 따진 결과 5점 만점에 4.27점으로 나타났다. 전년(3.95점)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서도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청소년의 비율이 2011년 11.8%에서 2012년에는 18.4%로 급증했다.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실제로도 중독된 비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공부 방해 요인, 게임→스마트폰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3번 사용하며 1회 사용 시 19분씩 하루에 총 7.3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으로 하는 주된 일은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72.5%)와 모바일게임(44.6%) 등이다(복수응답).
전국 청소년(13~18세 미만)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공부에 집중하는 데 가장 방해되는 것으로 48.0%가 스마트폰을 선택했다. 이는 게임(13.7%)과 잠(13.2%), TV(9.2%)를 선택한 답변보다 앞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예전에는 청소년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인터넷게임이 꼽혔는데 이제는 스마트폰의 폐해가 더욱 커진 셈이다.
스마트폰게임을 가장 많이 하는 장소는 집이 78.8%로 압도적이었다. 다음은 지하철·버스 등으로 이동할 때(10.2%)와 학교(6.2%), 학원(1.7%)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스마트폰게임 장르는 기록경신게임의 비율이 높다.혼자서 즐기는 게임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의 비율은 나이가 어릴수록, 기록 경신게임은 나이가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과다한 스마트폰 사용은 공부하는 시간만 뺏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도 떨어뜨린다. 또 심할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발생으로 이어진다.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면 뇌 속 쾌감회로가 작동하고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출되면서 같은 행위를 반복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창 뛰어다니며 건강하게 놀아야 할 시기에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에 몰입하면서 운동량이 부족해지는 아이들이 많은 것도 우려스럽다.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은 필요할까
JTBC의 <유자식 상팔자>는 스타의 사춘기 자녀들이 나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은 있어야 한다 vs 없어야 한다'를 주제를 다룬 적이 있는데 아이들 모두 "스마트폰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없어야 한다"는 답변이 나왔다. 권장덕 원장과 조민희의 딸 영하 양이었다.
반면 나머지 아이들은 예상대로 스마트폰의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얘기했다. 중년배우 우현의 아들 준서 군은 글로벌시대, 정보의 홍수시대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뒤처진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가수 홍서범과 조갑경의 큰 딸 석희 양은 공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작은 딸 석주 양은 스마트폰을 공부하는 데 이용한다고 했지만 그녀의 엄마는 그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가수 박남정의 딸 시은 양은 친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을 욕하는 글을 올려서 싸울 뻔한 사례를 소개했다. 요즘 학교에서는 육체적인 폭력은 줄어들었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사이버 폭력이 많아졌으며 심한 경우 자퇴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강용석 변호사의 아들 원준 군은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를 얻고 SNS로 친구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인준 군은 스마트폰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친구들이 밤늦게까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중독에 걸린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스마트폰 이제는 현명히 사용할 때
한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매년 빠르게 증가했다. 2008년 0.9%, 2009년 2.0%에서 2010년 14.0%로 껑충 뛰었다. 이후 2011년 38.3%로 세계 4위에 올랐으며 2012년 67.7%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73%로 늘어 영국(62.2%), 미국(60%), 일본(49.8%)보다 훨씬 앞섰다.
따라서 이제는 스마트폰을 현명하게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휴대가 간편하고 초고속 통신망이 전국적으로 잘 보급돼 언제 어디서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에 대한 지도가 더욱 중요하다.
아이가 가급적 스마트폰을 멀리하도록 신경 쓰는 부모도 있지만 오히려 사용을 권장하는 부모도 많다. 한 예로 TV 퀴즈프로그램에 출연한 출연자가 아이를 잘 돌본다고 말하자 사회자가 방법을 물었다. 그런데 출연자의 답변이 놀라웠다. 아이가 보챌 때마다 스마트폰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지하철, 음식점, 병원 등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울 때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부모를 적지 않게 봤다. 아이가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고 좋아하는 동영상을 보여주면 조용해지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가 작은 손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휙휙 넘기며 자유롭게 구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견해하는 부모도 있다. 하지만 자제력과 판단력이 생기기 전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은 아이의 지적 성장이나 정서적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소모적 행위에 몰입하면서 조급하고 충동적인 성향으로 바뀔 수 있다. 스마트폰을 삶의 편리성을 위해 또는 생산적 활동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