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면 미끄러지는 '횡보 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코스피가 2000선을 기록(종가기준)한 것은 지난 4월10일(2008.61), 같은달 18일(2004.28)과 22일(2004.22), 23일(2000.37)과 5월14일(2010.83), 15일(2010.20) 단 6차례 뿐이다.


반면 올해 최저점은 지난 2월4일 기록한 1886.85포인트다. 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면 번번히 미끄러지며 1900-2000선대의 박스권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

지속되는 게걸음 장세에 투자자들도 지쳐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주를 포함한 지난 1월 평균 거래량은 2억5474만주를 기록했으나, 2월은 2억2411만주로 3000만주 이상 급감했다. 3월에는 다시 2억3665만주로 소폭의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4월 들어서는 2억1317만주로 월평균 거래량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5월2일부터 13일까지의 6거래일간 평균 거래량은 2억733만주. 거래량 감소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증권시장은 언제쯤 털어낼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할까.

◆ 박스권, 이어지겠지만 점차 작아질 듯


증시 전문가들은 박스권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박스 크기’가 점차 줄어들며 상승 추세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아직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는 추세적 상승이 시작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6월에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시장이 흔들리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지만 코스피는 수개월 내 상승 추세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5월 내내 지수가 횡보할 가능성이 높지만, 2분기 말에서 3분기 사이에는 박스권 돌파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남아 있는 2분기의 코스피 상단은 2120포인트, 하반기 및 장기는 2320포인트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는 단기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미국의 경기 회복, 유럽의 추가 경기 부양책, 실적 부담, 원화강세의 속도 조절 등에 힘입어 서서히 전진할 것”이라고 했다.

류 팀장에 따르면 연초 이후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테이퍼링 속도 논란과 한파 영향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미국의 경기 모멘텀 사이클이 점진적인 소비 및 투자 정상화(또는 회복)와 함께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기 모멘텀이 회복되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이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재개로 작용한다는 것. 여기에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지난 5월 유럽중앙은행(ECB)의 회의 결과와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의 구두발언 등을 감안하면 빠르면 6월, 늦어도 7~8월에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게 류 팀장의 설명이다.

그 외에도 기대 이하였던 1분기 실적 시즌도 사실상 종료돼 증시에서 '힘'을 잃었고, 원화강세 속도조절 가능성을 감안하면 악재 소멸과 호재들의 등장에 따라 증권시장이 힘을 받아 상승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코스피가 외국인·기관 동반 매수로 올해 처음 2010선을 돌파한 지난 5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전광판.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 박스권 트레이딩, 어디로…

장기적으로 박스권이 축소되고, 상승으로 추세를 잡는다면 슬슬 투자에 나서야 하는 것일까.

단기적으로 아직까지 박스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박스권 트레이딩이 유효해 보인다.

김용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200 기업 합산 이익으로 판단해보면 실적 추정치는 여전히 비이성적인 수준으로 높다”며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박스권 트레이딩을 시도하며 지수형 ETF(레버리지)를 활용해 트레이딩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업종으로 본다면 실적 안전지대인 IT(반도체), 자동차 등의 핵심 수출주와 환율 안전지대인 유틸리티·음식료업종이 이번 박스권 트레이딩 여정의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승훈 투자전략팀장은 “5월 초 박스권 하단에 대한 지지력이 확인된 이후에는 대형주 내 업종 확산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익을 감안한 낙폭과대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이익(12개월 선행 EPS)을 감안해 낙폭과대 업종을 선택할 경우 건설, 화학, 운송업종이 유망하다. 또한 IT업종의 경우 이익모멘텀과 수급이 양호한 디스플레이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3분기 중 마찰적 조정 이후 상승을 전망한다”면서 “조정의 마무리 국면에서 과감하게 주식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 투자전략 아이디어의 핵심은 턴어라운드”라며 “올해 코스피의 순이익은 약 10% 전후로 증가할 전망인데, 이 경우 한국 증시는 턴어라운드 그룹에 속하게 되며 유틸리티, 건설, 은행, 태양광 등이 그중에서도 더욱 턴어라운드 하는 업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