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그렇다면 '명품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의 수익률은 어떨까. 주로 명품을 만드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는 일반적으로 불황이 와도 무난한 수익률을 올려 틈새펀드로 주목받는다. 이 펀드는 프라다, 루이비통, 에르메스, 구찌, 티파니 등 일반적인 명품 브랜드뿐만 아니라 BMW, 나이키, 애플 등 글로벌시장에서 브랜드를 인정받는 소비재기업에 투자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럭셔리펀드는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3개 럭셔리펀드(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 우리글로벌럭셔리1, 한국투자럭셔리1)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4.96%(19일 기준). 주식형펀드(-0.06%)와 비교해도 크게 부진하다.
◇명품펀드 올 들어 급락세, 왜?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에서 판매되는 3개 럭셔리펀드의 수익률은 올 들어 마이너스다. '우리글로벌럭셔리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5.50%다. '한국투자럭셔리펀드'와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 역시 -5.26%, -4.12%로 부진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장기수익률은 매우 좋다는 것이다. 한국투자럭셔리펀드의 5년 수익률은 128.48%이며, 우리글로벌럭셔리펀드는 143.26%,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펀드는 147%다. 지난 몇 년간 꾸준히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오다 유독 올 들어 급락세를 보인 셈이다.
해외증시의 럭셔리 기업을 모아 만든 지수들도 부진한 모습이다. S&P글로벌럭셔리지수는 올 1월2일 기준 2284.43이었으나 지난 19일에는 2295.74를 기록, 5개월여 동안 0.5% 오르는 데 그쳤다. 다우존스럭셔리지수도 올 1월2일 2052.15에서 지난 19일 2060.33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올린 럭셔리펀드가 올 들어 갑자기 추락하는 이유로 '중국'과 '소비패턴의 변화'를 든다. 중국은 루이비통 전체 매출의 25%를 책임질 정도로 명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하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과소비 척결 등을 천명한 탓에 소비가 한풀 꺾였고 이는 결과적으로 럭셔리펀드의 수익률을 내리누르는 결과가 됐다는 분석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소비가 한풀 꺾인 데다 기존의 정통적인 럭셔리시장에 합리적 소비 바람이 분 것이 글로벌 명품업체들의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전체적으로 아마존 등 합리적 소비채널이 확산됨에 따라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명품시장에도 이 같은 합리적 소비가 나타나고 수요감소 등이 겹쳐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럭셔리펀드, 투자해도 되나
현 시점의 수익률만 놓고 본다면 럭셔리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명품의 등장과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조건 비관적으로 보기도 힘들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지난 2012년 7%대 신장률을 기록했던 중국 명품시장이 지난해 2.5% 성장에 그친 반면 미국 명품시장은 같은 해 4%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명품의 등장도 명품시장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글로벌유통업체 중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가장 뛰어난 상승률을 기록한 회사는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다. 글로벌 중저가명품업체인 이 회사는 주가가 연초 대비 17% 오르며 페라가모(-17%), 프라다(-9%), 에르메스(-4%) 등 여타 명품업체 대비 큰 폭의 강세를 보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럭셔리펀드의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최근 우크라이나와 중국의 반부패 이슈 등으로 인해 명품에 대한 소비심리가 감소했고, 여기에 유럽의 경기불황까지 겹치며 명품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기업가치가 훼손된 것처럼 보이나 장기적으로 보면 다르다. 루이비통을 만드는 LVMH가 최근 M&A에 몰입하고 있는 데다 여타의 명품기업들도 멕시코, 필리핀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성장이 정체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명품기업들은 기본적으로 부채가 적고 현금 보유량이 많아 기업가치가 높은 점, 명품을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줄어들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럭셔리펀드의 미래가 어둡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