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베란다를 청소하다 ‘윽! 냄새, 어느 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삭히나?’ 했는데 저녁이 되니 더 심해졌어요. 배수관으로 냄새가 올라옵니다. 오빤 이게 시체 썩는 냄새라 함. 군 생활을 병원에서 했기 때문에 많이 봤다며. 어제 TV에서 고독사 관련 다큐를 본 터라 덜컥 겁이 났지요. 바로 아랫집에 혼자 사는 60~70대 아저씨가 계시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맘에 바로 112에 신고해서 확인 부탁드렸어요. 제발 아니길 바랐던 고독사. 그게 사실로 드러났어요. 경찰과 구급대, 열쇠수리공이 와서 문을 열고 확인. 사망한지 시간이 좀 된 거 같다고. 과학수사대 감식반이 오고. 여기 저기 촬영하고 확인. 그렇게 많이 외로웠을 아저씨가 떠났다. 그 아저씬 떠났는데 시체 썩는 냄새는 더 심하게 올라와요. 이 냄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http://ymakko800208.blog.me/220019637659, 2014. 6.3.)

“​어제 사무실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한 직원이 오후 한나절 휴가를 쓰겠단다. 친척이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했다. 이어지는 그의 뒷말에 더욱 가슴이 아렸다. 그녀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을 때는 이미 숨진 지 일주일이 지난 뒤였다. 올해 예순 언저리인 그녀는 남편과 사별 이후 줄곧 혼자 아파트에서 살아왔다. 아들 둘이 살림을 합치자고 채근했으나 ‘이젠 좀 자유롭게 살고 싶다’며 어머니 쪽에서 거절했다. 아들과 며느리들은 손자 보육의 멍에를 씌우지 않는 게 자식의 도리기에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함께 살지 못하는 아쉬움을 자주 만나고 서로 전화하면서 풀었으나, 하필 최근 들어 어머니와의 짧은 연락두절을 자유롭게 사는 어머니의 바쁜 일상 탓으로만 여겼다. 말 한마디 없이 혼자 쓸쓸히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상상하기엔 그녀는 너무 젊었다. 어쨌든 그녀는 고독사를 한 셈이다.” (http://blog.naver.com/onn2012/150187660990, 2014. 3.27.)
 
 
개인블로그에 올라온 실제 이야기들이다. 고독사. 이제는 더 이상 TV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주변에서 언제 접할지 모르는 시대가 됐다. 어쩌면 우리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

지난 5월 KBS 1TV에서 2회에 걸쳐 방영한 제작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시신이 훼손될 정도로 부패한 채 한참 만에 발견된 명백한 고독사가 1717건에 달했다. 5시간마다 한명씩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죽어간 것이다. '나홀로 집에'가 '나홀로 죽음'으로 이어진 셈.

홀로 거주하다가 사망 후 뒤늦게 발견돼 고독사로 의심되는 것까지 포함하면 연간 1만1002건에 달한다. 교통사고 사망건수가 연간 5392건(2012년 기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피부에 와 닿는다.

◆독거노인, 2035년 343만 가구 예상

지난해 9월에는 부산의 한 단독주택에서 혼자 살던 할머니가 사망 후 5년이나 지나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충격적인 사건이 보도된 바 있다. 아침저녁으로 대문을 들락거린 윗집 주민도 이 할머니의 죽음을 몰랐다고 한다. 사망 당시 62세였던 노인이 살아있었다면 67세 되던 해에 완전한 백골상태로 발견된 것이다. 이 할머니는 추위를 피하려는 듯 목장갑을 끼고 겨울옷을 아홉겹이나 입고 있었다. 집안에는 냄비 등 가재도구가 있었지만 음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올해 설 연휴에는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에서 91세 독거노인 정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후 시신이 안치된 병원은 가족이나 친지의 방문도 없었다. 자녀가 7명이나 있음에도 거의 왕래하지 않고 연락도 주고받지 않은 채 혼자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평균수명 증가로 인해 고령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가구 중 가구주의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가구는 2000년 11.9%(173.4만가구)에서 지난해 19.5%(354.6만가구)로 증가했다. 오는 2035년에는 무려 40.5%(902.5만가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독거노인 가구 수는 2000년 54.4만가구에서 지난해 125.2만가구로 늘었는데 오는 2035년에는 343만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가구 및 독거노인가구의 증가는 고독사의 가능성을 높인다. 자살하는 노인 10명 중 3명은 독거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 독거노인은 고독사나 알코올중독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실제 지난해 고독사 성별 발생비율을 보면 남성이 73%로 압도적이다.

노인이 아니더라도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고독사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중년으로 평소 건강에 별 문제가 없었으나 회식 후 집에 돌아와 누웠다가 쇼크가 온 사람이 있다. 다행히 곁에 가족이 있어서 빠른 응급조치로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만일 혼자 사는 경우라면 어땠을까.

고독사를 야기하는 1인가구는 지난 20년 동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통계청과 복지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인가구 수는 453만9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5.3%에 이른다. 1980년 1인가구가 38만2000가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오는 2020년에는 1인가구 비율이 3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출산율 낮아지고 싱글족 늘어나고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1.3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초혼연령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결혼 후 이혼율도 급증해 1인 가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핵가족 시대에 개인주의가 확산되고 아예 결혼을 하지 않은 채 싱글로 살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은 1인가구 증가를 더욱 부채질한다. 가족과의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무조건 피하려하거나 가족을 귀찮게 여겨 혼자 사는 사람도 많아지는 추세다.

따라서 사회적 보호군이 없을 경우 고독사에 노출된 '고위험군'은 추측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 실제로도 고독사 하는 연령대가 60대 이상의 노인층만이 아니라 중년층인 5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며 젊은 층에서도 고독사가 늘고 있다. 연령대별 발생비율은 50대가 29.0%로 가장 많고 40대는 17.0%로 60대와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KBS 1TV ).

중년의 경우 실직이나 사업실패 등으로 경제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가정경제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제적으로 추락한 중년남성을 구제하는 것은 고독사를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고령화·개인주의 늘면서 고독사 더 늘 듯

필자는 고독사를 다룬 영화 <스틸 라이프>(Still Life)를 보다 살짝 눈시울을 적셨다. 아직은 낯설지만 한국에서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슬픈 사회현상을 주제로 삶과 죽음 및 인간의 존재가치를 성찰하게 만드는 진지한 영화다.

이 영화는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파시네티 최고작품상, 오리종티 감독상을 비롯해 국제예술영화관 연맹상, 특별예술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 개최된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시네마페스트 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 영화를 연출한 우베르토 파졸리니 감독은 한 매체(맥스무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 사회의 품격은 죽은 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스틸라이프>의 주인공 존 메이(에디 마산)는 영국 지역구청 소속의 고독사 담당 공무원으로 22년째 근무 중이다. 고독사한 사람의 유품을 정리하고 그들의 지인들에게 연락해 장례식에 초대하거나 장례식을 치르는 일이 그의 주 업무다.

존 메이 역시 사람들과 잘 교류하지 않은 채 맡은 업무에 충실하며 고독하게 살아간다. 그런 그가 맞은편 아파트에서 홀로 죽은 알코올중독자 빌리 스토크를 발견, 그의 삶을 추적하고 가족관계를 이어주기 위해 노력하면서 자기 스스로도 사람과의 관계의 소중함과 인생의 참됨을 느낀다.

한국에서 고독사는 고령화, 핵가족화, 출산율 감소, 이혼율 증가, 양극화로 인한 경제적 빈곤층 증가, 타인에 대한 무관심과 개인주의 확산, 사회적 소외, 가족 및 친지와의 교류 단절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돼 꾸준히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사람끼리 부대끼며 살다보면 스트레스가 따르지만 그래도 사람 사이에서 시끌벅적하게 살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약속은 인간을 구속하지만 약속마저 할 수 없을 때 삶은 슬퍼진다'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