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주변에 아이 키우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요. 하지만 이직할 때 어려움을 겪을까봐 아이를 갖는 게 쉽게 내키지 않더라고요.”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직장 내 현실이다. 겉보기에 성차별은 거의 다 사라진 것처럼 보이고, 일부에서는 오히려 역차별의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성 법률 전문가인 류여해 교수가 사명감을 갖고 뛰어다니는 것도 바로 그 때문. <당신을 위한 법은 없다>, <상식 안의 법 상식 밖의 법> 등의 책을 통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필수 법률 지식을 쉽게 풀어낸 류 교수가 이제 <그녀는 모른다>라는 책을 통해 여성들이 꼭 알아야 할, 바꿔야 할 법률과 세상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는 같은 여성으로서 여성들이 겪는 아픔에 공감하고, 법률 전문가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알려주고 싶은 내용이 빼곡히 담겨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성희롱 피해자의 75%가 20~30대 여성이고, 그 직위는 대부분 평직원이었다. 또 성희롱 사건 중 절반은 사업장 내(50.3%)에서 발생하며, 중간관리자 이상이 평직원을 성희롱한 경우가 전체의 80.2%였다.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상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부하직원을 성희롱하면 이를 공론화하기 어렵다. 더구나 성희롱은 형법이 아닌 민법의 대상이기 때문에 공론화 후 오히려 보복을 당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직장에서 벌어지는 성범죄를 ‘추행’이 아닌 ‘희롱’으로 부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모호한 성희롱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성추행의 범주 안에 넣어 형법적 개념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여성이기에 겪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법률적·정서적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현 법률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드러내 이를 공론화할 것을 제안한다. 더불어 여성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생활 법률 지식들, 예를 들어 인터넷으로 구매한 속옷을 환불하는 방법, 피부시술의 부작용에 대한 대응 방법 등을 꼼꼼히 설명한다.
저자는 자신이 아픈 곳이 많은 사람이었음을 고백한다. 모든 것이 남들보다 못하다고 느껴졌고 그만큼 불안하고 우울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매력적인 나’로 만드는 것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음을 절감하고, 스스로 변화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결과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고, 이제 법률 전문가로 방송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위 성공한 사람이 됐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녀’들에게 할 말이 무척 많았던 것 같다. ‘그녀’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들, 생각하고 고민해 봤으면 하는 것들에 대해 주제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오늘날 이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필요한 법률 지식을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다.
류여해 지음 | 북스코프 펴냄 | 1만4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