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지도자를 신뢰하고 국민이 화합한다면 코스피지수 3000포인트를 돌파하고 임기 내 5000포인트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자신했다.
그의 당선 이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해 2008년 10월1일 코스피지수는 892.16로 추락했지만 이후 회복세를 보이며 2231.47(2011년 4월1일)까지 올랐다. 그러나 결국 한계에 부딪히며 임기 내 5000포인트는커녕 3000포인트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되려 2000포인트선을 저항으로 하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만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고환율정책으로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돈을 잘 벌면 그 돈으로 내수시장에서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는 낙수(트리클 다운)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났다.
우량대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은 사상 최대 규모로 늘면서도 국가에서 돈이 잘 도는지 나타내는 경제활력지표인 '통화승수'는 한국은행이 지표를 발표한 이래(2001년 12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수출로 돈을 버는 우량대기업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내수에 기반을 둔 기업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시총상위 100개 기업의 주가상승률은 두드러진 반면 중·소형주는 시장수익률에 훨씬 못 미치는 현상이 심화됐다. 삼성전자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시 50만원대에서 그의 임기 말 150만원까지 3배나 오르는 등 국내증시의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됐다.
/사진=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과거와 다른 코스피 2000 돌파… 호재·악재?
코스피 2000포인트선을 상단으로 하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에도 이어져오다 최근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서면 주식형 환매 물량이 늘고 지수가 다시 밀려 내려오는 현상이 반복되던 과거와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 2기 경제팀 수장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장기간 침체된 한국경제와 내수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경제는 심리다.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획기적인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양적완화정책이 경기를 부양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그의 발언에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실제 미국은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정책을 펼치면서 공공사업을 크게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내수를 부양했으며 주식시장으로도 자금이 들어왔다. 다우지수는 2009~2013년까지 5년 동안 상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다우지수는 26.5%, S&P500은 29.6%, 나스닥지수는 38.3% 올랐다.
일본은 지난 2012년 말 아베 총리가 취임한 후 재정 및 통화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지난해 4월 2년간 약 1314조원(약 132조엔)의 자금을 시중에 푸는 엔저정책을 추진했다. 일본식 양적완화정책인 '아베노믹스'는 일본을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게 하고 닛케이225지수도 지난해 50% 넘게 상승했다.
반면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 산업은 엔저의 반대급부로 손해를 봤다. 한국경제와 연관성이 높은 선진국들이 시중자금 순환을 이끌어내며 경기를 회복시켰음에도 한국만 가만히 있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최경환노믹스'로 인해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기 경제팀, 심리회복·소득성장에 방점
2기 경제팀은 한국경제가 '저성장', '축소균형', '성과부재'의 3가지 함정에 빠져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3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저성장의 경우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살리고 부동산 규제완화 및 확장적인 거시정책을 경기와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축소균형은 내수와 민생(가계)의 회복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기업의 성과가 일자리와 근로소득을 통해 가계로 흘러가게 하자는 것이다. 성과부재에 대한 해법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조속히 창출함으로써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즉, 2기 경제팀의 색깔은 '심리회복'과 '소득성장' 두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은 어떻게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다. 다만 근본적인 변화가 실제로 나타난 후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문제다.
정책에 대해 기업과 국민을 비롯한 경제주체자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다시 불확실성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러한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선견지명이 있는 전문가들은 여러 여건이 우호적으로 따라주는 만큼 기대감을 가지고 대응해도 된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최근 각 증권사에서 예상하는 고점은 대부분이 2200~2300이다. 반면 외국계인 노무라증권은 'KOSPI 3000 not far-fetched'(코스피 3000은 무리 아니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초이노믹스(최경환노믹스)가 아베노믹스(일본)나 모디노믹스(인도)에 필적하며 코스피 3000포인트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글로벌자금은 이미 양적완화를 추진해온 다른 국가의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재미를 봤다. 따라서 외국인은 그동안 오르지 못한 채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한국시장에도 양적완화 정책에 힘입어 투자할 만해졌다. 지난 2011년 4월27일 기록했던 한국 주식역사상 최고치(2231.47)를 돌파하는 날이 온다면 본격적으로 여러 기관에서 코스피 3000시대를 전망하는 보고서가 나올지도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5년 내 코스피지수 3000시대를 꼭 열겠다. 지켜봐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신뢰를 코드로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의 말대로 3000시대의 도래를 신뢰해도 좋을지 지켜봐야겠다.
올해 주식시장 분야별 전망
◈경기부양 대통령 임기가 5년 단임제인 우리나라는 집권 2~3년차일 때가 경기부양 효과가 가장 극대화될 시기다. 정부가 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금리인하, 배당 확대 가능성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면 내수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됐다.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은행주, 증권주, 유통주(내수경기민감주) 등의 주가도 이제 바닥권을 지났다고 봐도 될 것이다. 다만 10대 그룹 상장사의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하고 3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도 별로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부양효과 및 중국의 경기개선에 따라 실적 전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환율정책 현대·기아자동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2분기에도 9%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이 연결기준으로 전년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3.3%, 6.9% 줄었다. 기아차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익이 각각 8.1%, 31.7%, 13.3% 감소했다.
두 회사의 자동차 품질이 좋아져 외국에서의 평가가 올라갔음에도 실적이 부진한 것은 역시 환율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국내 자동차업계의 매출액은 42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수출 채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줬던 환율이 최근 우호적인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환율에 영향을 덜 받는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로서 코스피 전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종목인데 스마트폰 분야의 부진이 계속 우려된다. 그러나 주가수준이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이므로 가치주로서 하방경직성을 나타낸다면 코스피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 수급
주식시장의 수급여건은 외국인 동향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주체자별 매매비중에서 외국인은 2011년 18.3%에서 올해 30.58%까지 대폭 증가했다.
외국인은 유동성이 좋고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많이 매매하므로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크다. 일반 국내투자자들이 아직은 본격적인 주식투자를 꺼리는 가운데 외국인은 이미 지난 5월13일부터 8월4일까지 8조741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 3조7139억원 순매도, 기관 3조6815억원 순매도(투신의 3조2285억원 순매도 포함)와 대조적이다.
글로벌주식시장의 신흥주도세력은 아시아와 중동에 기지를 둔 국부펀드들이다. 글로벌펀드는 아시아 이머징시장에 대해 전반적으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형펀드
코스피가 3년 동안이나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이유를 국내 수급에서 찾아보면 2000선을 넘어설 때마다 펀드환매 등을 비롯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도세가 강했기 때문이다.
펀드환매가 일어나면 기관투자가는 수동적으로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 악재가 나오면 좀 더 떨어지고 호재가 나오면 좀 더 오르면서 등락만 이어지고 박스권을 확실하게 돌파하는 것은 매번 무위로 돌아갔다.
그동안 상당한 매물이 소화됐고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2011년 이후 사상최저치로 줄어들면서 펀드환매가 시장의 상승을 가로막는 힘이 크게 약화됐다. 앞으로 지수가 조정을 완만하게 거치면서 안정된 모습으로 올라간다면 개인들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다. 이 경우 그동안 빠져나갔던 자금이 펀드로 유입돼 시장을 받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