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당으로,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제 새정연은 돛단배를 타고 폭풍우를 뚫고 나가는 절박함으로 거친 파도가 몰아치고 눈보라가 휘날려도 그 시련을 이겨내겠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거듭 나겠습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 100가지 요약본 책자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폭풍우와 거친 눈보라가 몰아쳤을까.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호’가 뒤뚱거리고 있다. 지난 7월30일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한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출항한 이래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국민적 반감만 아로새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야당에게 여론의 향방이 기울 수 있는 ‘세월호 참사’에서도 힘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새누리당보다 미움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갈팡질팡했던 박영선 원내대표를 향한 불신의 눈초리가 가득하다.


 

◆‘세월호 특별법’ 어느 편도 서지 못해 

지난 11일 박범계 새정연 원내대변인은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가족과 국민의 동의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박영선 원내대표는 이러한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다시 협상을 추진해 향후 새정연 의원들은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중심으로 더욱 단결해서 세월호 진상규명에 헌신적으로 나설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완구 새누리당, 박영선 새정연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 단일안 마련에 합의했다. 계속 평행선을 달리다 새정연이 대폭 양보하며 기존 요구를 철회하는 선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이에 여야는 13일 본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학생 대학입학 지원 특례법 등을 포함한 주요 법안을 우선 처리키로 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새정연이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사회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이를 다시 뒤집었고, 세월호 특별법은 또 다시 안개 속에 갇혔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 등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합의를 주도한 새누리당보다 이에 동조한 새정연에 더 많은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대책회의는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유족들이 처절하게 투쟁하고 국민들이 서명을 모을 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무엇을 했느냐”며 “이런저런 변명을 하며 성과를 운운하지만 기여한 게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성역 없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을 위해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유족들의 몸부림과 수백만 국민의 염원을 깨버렸다”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쪽박을 깨서는 안 되는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유가족은 물론 시민사회도 단단히 뿔이 났다. 사회적 이슈에 비교적 잠잠하던 영화계도 거리로 나서게 만들었다. 

◆'강경파' 박영선은 어디로… 

박영선 원내대표를 향한 비판은 당 안팎으로 거셌다. 박 원내대표가 여당과의 독단적 합의로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특히 박 원내대표가 유가족들을 설득하며 “모든 것을 다 해달라고 하면 협상이 안 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내에서 박 원내대표는 소신·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법제사법위원장을 역임할 당시 박 원내대표는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나홀로 재협상을 요구하며 국회를 지연시킨 인물로 유명하다. 이에 당내에서는 “이번 원내지도부는 다를 줄 알았는데 지난 원내지도부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며 “시간만 끌며 헛심만 썼다”고 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날선 비판은 외부에서도 날아들었다. 정봉주 전 의원은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언제 전권을 부여했느냐. 위임받지도 않고 혼자 자기가 알아서 결정한 건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연 의원들을 향해서도 “박영선(원내대표)의 멱살을 잡고 직접 싸우라”며 “당 대표가 잘못한 걸 항의하지 못하는 의원은 배지를 떼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유가족의 편에 선 누리꾼들 또한 “박영선 원내대표가 뒤통수를 쳤다”, “올곧은 의원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봤다”, “새정연은 답이 없나요?” 등의 격한 반응을 내비쳤다.

한편 새정연의 재협상 결정으로 세월호특별법을 처리키로 했던 13일 본회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여당은 합의 준수를, 야당은 재협상을 요구하며 의견은 평행선을 달린 채 여야 원내대표간 회동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