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편집자주
건강과 친환경적 가치, 경제적 유용성 등으로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고 있다. 이에 비해 자전거를 보는 시민의식과 이용문화는 제자리걸음이다. 머니바이크는 올바른 자전거문화 정착을 위해 관련 산업과 유통, 이용활성화를 위한 정책과 행사(이벤트), 그리고 시민의식의 현주소와 나아가야할 지점을 짚어본다.
'자출족(자전거 출퇴근하는 직장인)' 최창수(35)씨는 자전거 출퇴근의 장점을 매일 느끼고 있다. 거창한 환경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자전거를 주요 교통수단으로 삼는 데는 이렇듯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다.
'상(賞)'을 받아야 할 자출족이 '벌(罰)'을 받고 있다. 현행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법)에 따라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하는 것. 산재법은 교통수단에 관한 재해성에 대해 "사업주가 제공한 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로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다. 자전거와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은 물론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역시 제외 대상이다.
최씨는 "자전거는 도로교통법 상 엄연히 차(車)인데 산재 적용을 받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생활 속 자전거 이용을 촉진한다면서 출퇴근에 따른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최근의 행정소송 결과 또한 현형 제도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심 이상 선고된 자전거 출퇴근 사고 산재 소송의 경우 다섯 건 중 단 한 건만 재해성을 인정받았다. 생활형 근거리 교통수단으로 부상한 자전거를 '위험하고 예외적인 교통수단'으로만 해석하는 경향이 다분한 것이다.
지난 9월 경향신문 등에 따르면 한 노동자의 일요일 자전거 퇴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 산재 신청 소송에서도 법원은 "개인 소유의 자전거를 이용한 사고이므로 본인 책임"이라며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류순건 공인노무사(노무법인 인화)는 "출퇴근 수단이 다양한 점을 감안할 때, 출퇴근은 업무를 위한 보조적 행위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업무와의 상당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면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ILO(국제노동기구) 협약을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 대중교통이나 자가 차량, 자전거 등을 이용한 것 역시 산재보상제도의 취지를 넓게 해석해 업무상 재해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마일리지 등으로 생활 속 자전거 이용을 촉진하고 있는 (사)녹색교통 송상석 사무처장은 "엄연한 교통수단인 자전거가 산재 대상에 제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자전거는 위험하고 예외적인 교통수단이니까 자전거로 출퇴근하지 말라는 얘기"라면서 "말뿐인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앞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근로복지공단 관계자는 "산재 적용 교통수단 대상을 보다 폭 넓게 적용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보험요율 인상 등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외서는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인식된 자전거. 자전거 출퇴근 캠페인(Bike to Work)은 1964년 출퇴근 재해를 산재와 동일하게 보장토록 하는 ILO 협약(121호)에 근거해 활발하다.
독일의 경우 민과 관 할 것 없이 자전거 출퇴근을 장려하고 있으며, 자전거 이용 친화적 사업장을 선정할 정도다. 프리드릭스하펜 보덴제지역청(2008년)과 펠바흐시청(2009년), 장트 요세프병원(2009년), 아오카보험(2010년), 괴핑엔시청(2011년), 조달청(2012년), 다임러버스(2014년)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내에서는 한 철강회사가 전사 차원에서 자전거 출퇴근을 장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용 활성화를 위한 장려책과 함께 직원을 대상으로 안전을 고려한 자전거 상해보험을 가입한 바 있다.
한편 공무원의 경우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출퇴근 사고 시 교통수단 종류와는 상관없이 공무상 재해성을 인정받고 있어, 일반인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