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제도가 지난 11월17일 시행됐다. <머니위크>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상하이A주 가운데 관심을 가져볼 만한 종목을 찾아봤다. 또한 다수의 국내 증권사들이 후강퉁 시행을 계기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 진단해봤다.
'사막의 오아시스'가 나타났다. 목마른 증권사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새로운 수익원의 탄생이다. 바로 지난 11월 증권업계를 뒤흔들었던 후강퉁에 대한 얘기다. 상하이-홍콩거래소 간 주식교차거래를 의미하는 후강퉁제도는 우리증시에선 곧 증권사들의 '새 먹을거리', '블루오션', '신사업' 등으로 통한다.
전문가들은 후강퉁이 국내 증권사에 단비를 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화증권 중개, 투자은행 업무, 외환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새로운 수익원 제공 등에서 긍정적이란 평가다.
삼성증권 후강퉁 관련 전국지점장 회의 ◆국내 증권사, 후강퉁 이벤트 '봇물'
"후강퉁이 증권사의 '허니버터칩'이 되길 바라요."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후강퉁제도에 대한 기대감을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에 비유했다. 우스갯소리로 한 얘기지만 후강퉁 관련서비스에 상당한 역량을 쏟아 붓고 있는 만큼 그 이상의 수익을 안겨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 지난 11월17일 후강퉁제도의 시행에 발맞춰 증권사들의 열띤 이벤트 경쟁이 펼쳐졌다. 중국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내투자자들을 위해 '후강퉁 전문'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에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상하이A주식의 상장편람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상하이 및 홍콩 주식시장에 동시 상장된 종목 등 총 568개 기업에 대한 분석자료가 수록돼 있다. 연이어 유안타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이 후강퉁 관련 책자를 발간해 투자자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썼다.
관련 세미나는 증권사의 우열을 가릴 새 없이 전국 각지에서 앞다퉈 열렸다. 투자방법과 종목추천, 전망과 분석 등 종류도 다양한 세미나가 개최된 가운데 중국증시에 투자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연말연시에도 증권사의 후강퉁 관련 세미나가 줄을 이어 투자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어디 이뿐일까. 최근 수익악화로 '짠돌이'가 된 증권사들이 자사 거래고객에게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다. 대신증권과 삼성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일정액 이상 거래고객 중 추첨을 통해 여행상품권 등 다양한 기념품을 제공한다며 투자자 모시기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너나할 것 없이 후강퉁에 뛰어든 데는 증권업계의 신사업에 대한 수년간의 목마름이 계기가 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업계 전체가 불황에 시달리면서 실적을 견인할 만한 특별한 먹을거리가 없다보니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증이 남달랐던 것.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8145억원으로 전 분기인 2763억원과 비교해 194% 증가했다. 하지만 금감원 측은 "최근의 증권사 실적개선은 채권금리 하락 등 외부환경에 의한 것"이라며 "외부환경이 급변할 경우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상존해 있다"고 분석했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이 증가한 것에 주로 기인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QFII, RQFII) 자격을 얻은 기관만 접근할 수 있었던 상하이A주에 국내 개인투자자가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인 후강퉁제도가 실시되자 증권사들의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 후강퉁 투자 설명회
◆"수탁수수료 및 외환거래 등 각종 기회 제공"
전문가들은 후강퉁에 따른 수혜가 단시일 내 이뤄지진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증권사에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이 낮아지고 증권업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후강퉁제도가 신규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유효하다"며 "하지만 전체 이익을 개선시킬 정도로 실질적인 수혜를 기대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후강퉁 시행 이후 ▲한국 주식시장에서의 외인자금 이탈 가능성 ▲환율 및 수수료 ▲세금문제 ▲투자기업 정보취득의 어려움 등 한계점이 존재한다"며 단기적인 이익상승이 어려울 수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장기투자 성격과 분리과세 측면을 감안했을 때 제도시행 초기에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영업이 전개될 가능성 높다고 전망했다.
천대중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전략연구실 수석연구원은 "후강퉁이 국내 금융사에게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천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는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 및 투자은행 업무 등에서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은 지난 3년간 연간 평균 240억원 규모로 전체 수탁수수료 수입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후강퉁 실시로 중국본토 주식의 거래가 활발해질 경우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할 전망이라는 것.
올해 1월 기준으로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외국주식 총액은 4조3000억원. 이를 국가별로 따지면 홍콩이 1조8000억원(42%)으로 1위이고 뒤를 이어 미국 1조1300억원(26%), 일본 1조1200억원(26%) 순이다. 중국의 경우 11억원으로 현재 비중은 0.3%에 불과하다. 단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 자본시장이 확장 개방돼 중국기업들의 투자은행(IB) 수요가 증가하면 이를 통해 국내 증권사가 수탁수수료 수입을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천 연구원은 후강퉁이 기본적으로 외환거래인 점에 주목해 "환전 및 외화결제, 환헤지상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 등 국내 금융사에 추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데 국내 증권사의 경우 은행과의 외환업무 제휴를 통해 외화증권 거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수익창출을 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증권사를 비롯한 국내 금융사는 후강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국본토 증시에 대한 정보 확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는 중국현지에 리서치센터를 설립하고 중국 금융사와의 제휴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