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甲午年)이 저문다. 세월호에 슬펐고 이순신에 열광했고 윤일병에 가슴 아팠다. 유독 다사다난했던 2014년, 대한민국을 울고 웃고 화나고 슬프게 만든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머니위크>가 직장인 400명의 입을 통해 '올해의 인물 12인'을 선정했다.
올해가 다사다난한 건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세계 역시 명암의 한해를 보냈다. 그리고 그 속에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활약과 퇴보가 있었다. 우경화 정치행보를 이어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마사키키'로 불리는 공물을 봉납해 논란을 일으켰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데 성공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또한 제닛 옐런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 취임했다.
<머니위크>가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한 '올해의 세계인물'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55.8%(223표)로 1위에 올랐다. 전세계 출판계와 학계를 뜨겁게 만들었던 <21세기 자본>의 저자 토마 피케티는 39.5%(158표표)로 2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39.3%, 157표)이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고 재닛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33.3%, 133표), 조슈아 윙 학민학조 위원장(18.8%, 75표)),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11.3%, 45표) 등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트래비스 칼라닉 우버 창업자,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2.3%(총 9표)로 조사됐다.
/사진=뉴시스 박동욱 기자
◆탄력받은 아베노믹스… 울상짓는 대한민국
우리나라 직장인에게 사실상 불명예 순위 1위에 오른 아베 신조. 그가 모처럼 자국에서 활짝 웃었다. 재신임을 받기 위해 시도한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민당이 압승을 거뒀기 때문.
이로써 일본 내 아베노믹스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그는 선거가 끝난 직후 "아베노믹스를 더욱 전진시키라는 (일본)국민의 뜻"이라며 일본 경기부양 정책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아베노믹스의 핵심은 엔화약세 정책에 있다. 아베 총리 취임 초기인 지난 2012년 12월 엔/달러 환율은 82엔대에 머물렀다. 이후 지난해 초 90엔대로 올랐고 같은 해 4월 일본정부가 1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데 힘입어 100엔대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올해 10월 추가 양적완화 정책이 발표되며 엔/달러 환율은 110엔대를 돌파했고 12월 초에는 121엔을 넘어섰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엔/달러 환율이 130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아베 총리의 선거승리로 아베노믹스 정책이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상황은 우리 국민에겐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엔화약세 정책이 국내 수출기업들을 위협하고 국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국내 수출기업들은 올 들어 적잖은 피해를 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1~10월 대일본 수출액은 260억6200만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5.7%에 그쳤다. 관련통계를 작성한 1966년 이후 최저치다. 그나마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여서 엔저에 의한 충격을 다른 나라보다 덜 받는다고 분석한다.
한편 앞으로의 아베노믹스에 대해 글로벌 전문가 상당수는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일본이 '수출정체→사상 최대의 무역수지 적자(올해 3분기 기준)→파국위기'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현재의 일본경제 상황을 보면 아베노믹스 정책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올해의 인물' 선정, 어떻게?
서울에 거주하는 남녀직장인 4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문자메시지, SNS 등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기간은 지난 12월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이었으며 정치·경제·사회·문화·스포츠·세계 등 총 6개 분야에서 2명씩 '올해의 인물'에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1인 2표제이며 통계치는 이백분율을 기준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