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 /사진=임한별 기자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금융개혁을 추진할 마지막 기회이자 개혁을 성공시킬 적기(適期)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이 16일 공식 취임과 함께 강조한 말이다. 취임 전부터 금융개혁을 핵심과제로 꼽았던 그는 금융위원장 자리에 앉는 순간 ‘금융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임 위원장은 “우리 금융이 직면한 위기와 문제점을 극복하고 미래성장을 위해 금융개혁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책임 문화 통한 ‘금융개혁’

임 위원장은 금융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자율책임 문화 정착을 주문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를 일일이 간섭하고 지시하는 것이 아닌, 시장을 관리하도록 감독의 틀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그는 오는 18일 금융감독원 방문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감독 관행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방향성만 제시하는 감독 관행에서 벗어나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임 위원장은 금감원과 금융회사, 관계부처가 모두 함께할 때 금융개혁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놨다. 그는 “금감원은 우리의 유능한 파트너고, 금융회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줄 소재의 공급자이며, 관계부처는 우리를 도와줄 원군”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율과 경쟁의 확대로 인한 부작용과 관련해서는 엄정 대응하겠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와 금융소비자 보호에 소홀한 행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모든 감독 역량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시장 활성화로 자본시장 강화

임 위원장은 자본시장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17일 내놓은 금융개혁 방향과 전략‘에서 자본시장 기능 강화’를 핵심과제로 꼽았다. 사실 그동안 은행 대출 중심으로 자금 중개가 이뤄져 금융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금액(2012년 기준) 472조원 가운데 99%(466조원)가 융자인 점은 한국 자본시장의 취약한 현주소를 보여준다.

따라서 임 위원장은 증권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이를 바꿔놓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거래소 체계부터 손보겠다는 대책도 내놨다.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파생시장본부, 시장감시본부 등 성격이 다른 기구가 거래소라는 하나의 틀 아래 있는 것이 바람직한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거래소 체계를 개편해 나갈 예정이다.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시장이 각각 특성에 맞게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임 위원장은 “안정적인 수익처로서의 코스피와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코스닥시장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상충하지 않도록 경쟁하면서 활성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재는 이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는 중이고 거래소뿐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 필요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각오를 드러냈다. 임 위원장은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 총량을 규제하기보다는 미시적·부문별 관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말고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가계부채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과 동시에 미시적·부문별 관리 노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임 위원장은 해외 선진사례 연구 및 의견수렴 등 강력한 금융개혁 전담 추진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경제·산업·IT·금융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 고위 심의기구인 ‘금융개혁회의’와 금융위원장이 단장을 맡고 부처간 협업을 추진하는 ‘금융개혁추진단’을 세울 예정이다.

금융개혁추진단 산하에는 전문 연구인력으로 구성된 금융개혁자문단이 선진사례 벤치마킹 및 성공전략을 제시한다. 또한 금융위와 금감원에 각각 ‘금융개혁 전담조직’을 신설해 금융현장을 순회하며 개혁과제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