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무브(Money Move). 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간 불확실한 경제상황 탓에 꿈쩍 않던 돈이 ‘저금리’ 늪에서 출구를 찾아 꿈틀대고 있다. 바야흐로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된 것이다. 문제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느냐”다. <머니위크>가 은행, 보험, 증권(자산운용), 부동산 등 각 분야의 투자고수를 찾아 그 해답을 제시한다.
봄 기운이 완연하지만 경제는 ‘겨울왕국’이다. 저금리는 ‘시간의 마법’마저 무력화했다. 소액이라도 차곡차곡 모으면 작은 눈덩이도 크게 불려주던 복리효과가 사라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원금마저 까먹을 수 있는 위험이 뒤따른다. 예·적금은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기 벅차고 ‘묻지마 주식투자’는 언제나 위험하며 부동산의 온기도 수상하다.
이러한 때 투자의 고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재무위험관리사(FRM), 일반운용전문인력(RFM), 외환관리사 등 금융자격증만 10여개인 자산관리업계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김희곤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 수석 웰스매니저는 “불확실한 투자의 시대에는 수익보다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당부했다.
투자자는 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원한다. ‘안전’과 ‘수익’의 동시추구다.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불변의 경제원칙에 도전하는 셈. 이 같은 이율배반적인 측면을 일정 부분 만족시키는 상품 중 하나가 연금이다.
김 수석은 연금에 대해 “위험은 낮추고 수익은 높일 수 있으며 절세혜택까지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며 “안전성을 중시하는 투자자가 우선 고려할 만한 대상”이라고 말했다.
◆ ‘수수료 바가지?’ 변액연금의 오해와 진실
① 손실이 날까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② 안전하게 2~3% 이자를 받느니 잃더라도 초과수익에 도전하겠다.
김 수석은 아무리 금리가 낮은 시대여도 ①과 같은 성향의 투자자라면 은행예금이나 공시이율형 연금을 우선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수익률이 꽁꽁 얼어붙은 ‘재테크 겨울왕국’에선 다소 과감한 도전이 대세다. 그런 의미에서 김 수석이 추천하는 상품이 변액연금이다.
변액연금은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제외한 금액을 펀드에 투자해 수익을 추구하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현재 3% 초반대의 공시이율을 적용해주는 금리연동형 연금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다만 변액보험은 ‘팬’과 ‘안티팬’이 모두 많은 금융상품계의 이슈 메이커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사진=임한별 기자
김 수석은 변액연금의 ‘치명적 매력’으로 위험관리 기능을 꼽았다. 그는 “처음 투자할 때는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나중에는 원금이라도 건졌으면 좋겠다는 경우가 많다”며 “변액연금은 최악의 경우에도 만기에는 원금 이상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투자상품 중 이례적인 안전장치를 가졌다”고 말했다.
‘말 많고 탈 많은’ 사업비 논란에 대해서는 ‘놀이공원 회원권’을 예로 허와 실을 설명했다. 변액연금은 ‘변액보험=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로 오인될 정도로 펀드와 곧잘 비교된다. 변액연금의 사망보장 등 위험관리 기능을 고려해도 떼 가는 사업비가 과도하게 많다는 게 상당수 투자자들의 하소연이다. 일반적으로 2~3% 수준인 펀드의 수수료에 비해 펀드에 투자해 실적을 올리는 변액보험은 통상 10% 이상인 초기사업비 때문에 실제 수익이 초라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 수석은 “놀이공원 연간회원권과 1회 입장권을 가격 만으로 비교할 수 없듯 변액연금과 펀드는 초기사업비 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놀이공원을 자주 가는 경우엔 매회 입장권을 끊는 것보다 연간회원권이 낫지만1년에 1~2회 방문한다면 1회 입장권 구입이 현명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1~3년 단기투자라면 매년 운용비용을 조금씩 떼는 펀드가 적합하지만 10년 이상 장기투자라면 처음에 사업비를 왕창 떼더라도 공제기간(대략 7년)이 지나면 더 이상 수수료가 없는 변액연금이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절세혜택도 있다. 10년 이상 보유 시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해외주식에 투자할 경우 특히 유리하다. 국내주식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세금이 과세되지 않지만 해외 주식투자의 경우 수익이 나면 차익 중 연간 기준 250만원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변액보험을 통해 투자할 경우 10년이 지나면 비과세혜택에 따라 해외펀드도 세금 없이 수익을 고스란히 얻을 수 있다.
또 김 수석은 변액연금이 재해석될 만한 이유로 ‘장수 리스크’를 들었다. “죽을 때까지 꼬박꼬박 연금을 지급받는 종신형을 선택할 수 있는 점은 100세 장수시대가 눈앞인 고령사회에서 상당한 가치를 갖는다”고 말했다.
◆ 목돈과 푼돈, 담는 그릇이 달라야
돈의 크기에 따라서도 현명한 금융상품의 선택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김 수석은 “목돈은 보수적으로, 푼돈은 공격적으로 이분화하라”고 강조했다. 목돈을 지키면서 소액으로 초과수익을 노리라는 조언이다.
김 수석은 “소액투자라면 배당이슈가 있는 배당주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있는 삼성그룹주, 해외 개방에 적극적인 중국지역에 적립식으로 투자해 고수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목돈은 시장의 충격에 대비해 조정 시 투입 등 대기성 자금이나 지수형 ELS 등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우선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할 것을 권했다.
변액연금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이분화한 관리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을 권했다. 몇년 간 투자해서 기존에 수익이 난 부분이 있다면 채권형 등으로 갈아타고 매월 납입하는 금액은 계속 공격적인 투자로 초과수익을 꾀하라는 논리다. 변액보험의 경우 상품마다 다르지만 대개 10여개의 펀드를 시장 상황에 따라 갈아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