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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국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흔히 단일국가는 단일한 정체성을 지녔을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 하지만 중국은 56개 민족에 28개의 성, 그리고 3개의 자치주로 구성돼 있어 획일적으로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산동성의 인구만 해도 9700여만명으로 남북한 인구를 합친 것보다 많다. 중국에서는 중국말을 서툴게 써도 외국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데 이유인즉, 다른 지방에서 왔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사실 그 정도로 중국은 광대하고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인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일은 필수다. 증권가에서 애널리스트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칭화대와 푸단대에서 석박사과정을 수학하며 중국을 연구해온 전병서 중국금융경제연구소장의 새 책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중국의 대전환, 한국의 대기회>는 GDP 세계 2위, 외환보유고 세계 1위에 오른 중국 파워의 원천과 잠재력,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우리나라로서는 '둘도 없는 기회'라는 측면에서 접근한다.
보통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여겨지지만 저자는 이제 '세계의 지갑'이라고 단언한다. 중국은 제조업으로 번 돈으로 세계의 달러를 저장해 막강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를 금융위기에서 구할 만한 액수다. 중국 4대 은행의 2011년 순이익은 117조원으로 한국 4대 은행의 7조원대와 비교된다. 무려 16배다. 2015년 4월 기준으로 한국 증시의 6.7배이고 금융자산은 한국의 6배이며 외환보유고는 10배, 국부펀드의 규모는 27배다.
무엇보다 중국은 위안화로 기축통화인 달러를 대체하려 한다. 금융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야심은 아시아인프라은행(AIIB)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많은 나라들이 이에 참여를 공표한 것에서 중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더 이상 생산대국이 아니라 소비대국이다. 중국 상위 5%의 구매력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천만장자, 즉 18억원 이상의 부자는 96만명이고 억만장자, 즉 180억원 이상의 부자는 6만3500명에 달한다. 상위 부자 1000명의 평균재산은 1조945억원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지난해에만 1억1700만명이다. 저자는 생산이 아니라 소비하는 중국인을 염두에 둬야 한국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더구나 중국의 백만장자는 향후 5년간 86%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그만큼 소비력은 더 커진다. 저자는 이에 대비해 한국이 탁월한 브랜드명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는 또한 중국에서 부의 코드는 총리의 입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중국에서 돈벌이는 공산당의 정책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3년 리커창 총리는 스모그가 대륙을 휩쓴 사건을 계기로 굴뚝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선언했고 첨단산업과 환경에너지 절감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각광을 받았다. 공산당 지도자들의 성향이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분석할 수 있는 것이 중국 경제와 산업정책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전병서 지음 | 참돌 펴냄 | 1만8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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