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지법 제3형사부는 퇴사하면서 영업상 비밀인 파일들을 반출한 A씨에 대해 1심의 무죄를 파기하고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A씨는 엔지니어링회사 설계팀장으로서 근무하다 퇴사하면서 경쟁업체에 취업할 경우를 대비하여 회사의 기술상 및 영업상 중요한 정보 1만7242개의 파일을 외장하드 등에 저장하고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 A씨는 회사에 시장교환가치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1심 법원은 고의성이 없고 재산상 이득 취득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법원은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파일 1만7242개를 고의로 반출한 것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고, 설령 고의로 파일을 반출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퇴사 시에 위 파일을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계속 보관하고 있었다”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유출된 정보가 회사가 비밀로 유지·관리하지 않았던 것이어서 영업비밀로 볼 수 없어


반면 또 다른 사례에서 수원지법 형사10단독은 회사가 개발한 반도체 장비 도면 등이 들어있는 외부기억장치를 무단으로 반출해 이직업체에서 사용하는 노트북에 저장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회사에서 직원들이 외장하드에 있는 자료를 개인용 노트북에 옮기거나 외장하드를 집으로 가져가 작업을 하는데 별다른 제한이 없었고, 회사가 B씨가 가져간 파일을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했거나 직원들에게 고지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유출된 파일들을 영업기밀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법원의 판단에 대해 법무법인 바른의 윤경 변호사는 “즉 유출된 정보가 회사가 비밀로 유지·관리하지 않았던 것이라면 영업기밀로 볼 수 없다고 본 것”이라면서, “앞 사건 판결의 쟁점은 사건 파일들이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 혹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일 뿐 뒷 사건의 판결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영업비밀’이란

위 첫 번째 사례에서 법원은 피해 회사가 거액의 기술개발비를 투입해 제작한 자료로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사건 파일들이 회사의 경제적 손익과 관련돼 있어 소수 관련자에게만 열람을 허용한 자료들이었으므로, 해당 파일들은 피해 회사의 영업비밀 혹은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대해 윤경 변호사는 “A씨가 회사의 영업비밀 혹은 주요 자산이 되는 파일들을 반환 혹은 폐기하지 않은 행위 자체로 재산상 이익을 얻는 것이며 회사에 재산상 실해발생의 위험을 초래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일컫는다.

윤경 변호사는 “이러한 영업비밀은 법에서 정하는 일정한 요건인 ① 비공지성 또는 비밀성, ② 경제적 유용성, ③ 비밀관리성 등 3가지를 충족하는 경우에만 보호된다”면서, “실무상 문제되는 것은 주로 비밀관리성인데, 비밀관리의사를 가지고 영업비밀 보관장소의 출입을 제한하거나 비밀자료의 보관, 파기 방법을 지정하거나 비밀취급자를 특정하거나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밀을 관리하고 있다면 비밀유지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사전에 전문가 도움 받아 필요한 조치를 해놓으면, 유출 방지 또는 법의 보호 받을 수 있어

영업비밀 침해의 우려가 있을 경우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예방청구를 할 수 있고, 영업비밀이 침해되었을 경우에는 사안이 긴박할 경우 영업비밀침해의 중단을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하거나 동일 업종의 다른 회사에 입사하는 것을 일정기간 금지해줄 것을 구하는 전직금지가처분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고의나 과실에 의해 영업비밀 침해로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배상청구를 하거나 형사고소를 할 수 있다. 영업비밀이나 산업기술은 유출된 후에 되찾거나 손해배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출되지 않게 미리 예방하는 것이다.

이에 윤경 변호사는 “사전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꼭 필요한 조치들을 해놓으면, 기업의 핵심 자산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출되더라도 쉽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윤경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서울대학교 대학원 상법 석사
듀크대학교대학원 지적재산권 석사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부산지방법원 판사
의정부지방법원 판사
서울서부지방법원 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판사
사법연수원 제1호 연구법관
서울고등법원 판사
서울고등법원 의료법 연구회 커뮤니티 간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법원 민사실무연구회 회원
춘천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언론중재위원회 강원중재부 부장
사법연수원 교수,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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