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가산동 패션 아웃렛 단지가 ‘롯데 팩토리 아웃렛 진출설’로 떠들썩하다. 영세상인들로 이뤄진 금천패션아웃렛단지연합회는 롯데쇼핑의 금천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며 규탄 집회를 열고 있지만, 롯데측이 금천 진출이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앞서 지난 3일 연합회는 롯데쇼핑이 오는 12월 지하철 가산디지털단지역 부근에 위치한 아웃렛 패션아일랜드에 팩토리 아웃렛을 개점한다고 주장하며 롯데 규탄 집회를 열고 오픈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금천 패션 단지가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이 모여 만든 패션단지라고 호소하며 롯데의 진출은 영세상인들의 숨통을 조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사진=오문영 기자


아웃렛연합회 회장 “롯데 오면 왕 된다”


특히 금천패션아웃렛단지연합회 서범석 회장은 롯데의 가산동 아웃렛 진출을 ‘거저먹기’라고 표현했다. 이 패션단지의 경우 이미 상권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초기 투자비용 없이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 회장은 “롯데가 여기에 들어오면 왕이 된다”며 “새롭게 상권을 형성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거저먹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광명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은 불과 7km 거리에 있다”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상생’을 말하는데, 이게 무슨 상생이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지속적으로 집회를 이어가던 연합회는 지난 17일과 19일 신동빈 회장의 자택으로 집회 장소를 옮겨가며 규탄의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이어지는 집회에도 롯데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일관된 태도로 답했다.


◆롯데 진출 근거는?


롯데의 이 같은 답변에도 금천패션아웃렛단지연합회가 롯데 진출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근거는 대략 두 가지다. 먼저 지난 11일 롯데백화점의 공식 모바일 앱(APP)에 롯데아울렛 가산점이 표기됐던 점이다. 현재 해당 표기는 삭제됐지만, 이 모바일 페이지를 캡처해 둔 연합회는 “롯데가 대외적으로는 결정된 것 없다고 발표하고 내부적으로 비밀리에 오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백화점 앱에 게재됐던 롯데 가산점. /사진=금천패션아웃렛단지연합회

서범석 회장은 “이 페이지가 인쇄된 전단지를 소공동 백화점 집회 때 돌렸다”며 “당시 롯데 직원이 이 전단지를 받아갔는데 이것을 보고 모바일 페이지를 지운 것 같다”고 의구심을 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금천 진출은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라고만 해명했다.


연합회가 롯데 진출을 의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난 10일부터 몇 채용사이트에 롯데아울렛 가산점의 직원을 파견직으로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왔던 사실 때문이다. 당시 헤드헌팅 기업인 A사가 게재했던 채용공고 내용을 보면 모집부분과 자격요건, 급여 등이 상세히 기술됐다.


B사의 채용공고에도 내용이 상세히 적혔다. 두 채용공고 역시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측은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당시 채용공고를 올렸던 A사 담당자는 “취소된 공고”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B사 담당자는 “다른 헤드헌팅 업체보다 인원들을 선점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미리 수요를 예측해 공고를 올렸던 것”이라며 “롯데가 요청해서 채용공고를 올린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헤드헌팅 A사(왼쪽)와 B사가 각각 올린 롯데 가산점 채용공고. /사진=금천패션아웃렛단지연합회(왼쪽), 채용공고 사이트 캡처



이밖에도 연합회는 롯데측의 인원이 롯데 가산점 점장으로 내정 발령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 회장은 “롯데의 C 팀장이 롯데 가산점으로 발령났다는 소문은 이미 파다하다”며 “C 팀장이 우리측으로 전화해 ‘오해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이 같은 정황을 판단해 볼 때 롯데의 진출은 거의 확정적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서 회장은 “롯데는 확실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출점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합회는 롯데가 진출 철회 의사를 보일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