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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옥션 경매(315억4780만원)와 K옥션 경매( 81억4889만원)의 판매총액이 397억원에 달했다. 낙찰률은 서울옥션이 83.8%(117점 중 98점 판매). K옥션의 경우 82.3%(62점 중 51점 판매)를 기록했다. 최고가는 서울옥션과 K옥션에 각각 나온 김환기의 점화 ‘16-II-70 #147’과 ‘귀로’가 판매수수료 포함 23억7600만원과 23억5472만원에 팔렸다.
단색화 열풍에 따른 김환기의 인기를 재확인한 셈. 역시 단색화로 유명한 박서보, 정상화, 윤형근, 권영우, 김기린 등의 작품은 여러 차례 경합을 거쳐 높은 추정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박서보는 ‘묘법 No.65-75’가 수수료 포함 13억9078만원에 팔리면서 이우환, 정상화에 이어 생존작가 중 세번째로 10억원 이상의 낙찰기록을 세웠다.
반면 단색화의 거장이자 세계적인 작가로서 지난해 미술경매시장에서 낙찰총액 1위를 차지한 김환기에 이어 2위에 오른 이우환의 작품은 위작설 논란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뉴욕 소더비경매에서 20억원대에 팔린 그의 작품이 이번 홍콩경매에서는 1970년대 작품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연작 3점이 낮은 추정가 근처인 1억7000만~2억900만원에 큰 경합 없이 팔린 것이다.
또 다른 70년대 작품인 수채화는 매수자가 아예 나오지 않았다. 지난 2012년 11월 홍콩경매에서 1977년작 ‘점’(291×162.1㎝)이 약 23억원에 팔리며 생존작가 중 최고기록을 세웠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제적 권위를 지닌 인터넷 미술매체 아트넷(Artnet)은 지난 3월 최근 4년간 경매낙찰총액을 기준으로 선정한 ‘생존작가 톱 100’에 한국작가 중 유일하게 이우환을 43위에 올린 바 있다.
◆감정의뢰 가장 많은 천경자
지난 2월 말까지 50개월간 전세계 경매시장에서 이우환의 작품이 낙찰된 총액은 4972만달러(약 562억원)에 달한다. 한국의 현대미술가 중에서는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더불어 이우환이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졌다고 볼 수 있다.
미술계에서는 올해 국내작가 최고가 기록이 이우환 작품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했지만 대규모 위작설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단색화 작가인 정상화, 박서보에도 밀린 셈이다.
컬렉터는 위작이 우려될 경우 작품을 기피하게 된다. 공식적인 유통시스템과 유명 화랑에서 구매한 작품이 행여 위작으로 드러난다면 환매를 요구하거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도 있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감정한 총 5130점 중 위작은 26%(1329점)였다. 진품은 71%(3655점), 나머지 소수의 작품은 판정불능이었다. 구상계열 작품은 평균 34%, 비구상 작품은 평균 17%가 위작으로 판정됐다.
감정의뢰가 가장 많이 들어온 작가는 천경자로 총 327점 중 30.3%(226점)가 위작판정을 받았다. 두번째로 감정의뢰가 많은 미술가는 김환기였으며 총 262점 중 위작 판정비율은 24.0%(63점)였다. 감정의뢰가 많이 들어온다는 것은 시장에서 작품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뜻도 된다.
감정의뢰가 많았던 10명의 미술가 중 위작 판정비율이 가장 높은 미술가는 이중섭이다. 무려 58.8%(108점)가 위작판정을 받았다. 진품보다 위작이 더 많았던 셈이다. 박수근 작품도 247점 중 38.1%(152점)가 위작으로 판정받았다.
박수근과 김환기는 구도와 도상(Icon, 미술품에 나타난 인물이나 형상)이 비슷한 작품이 많아 위작이 만들어질 여지가 크다. 원작을 그대로 베껴 위조품을 만드는 것 외에도 여러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도상을 조합해 위작을 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만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지난 2011년 발표한 ‘10년간 낙찰총액 최고 작가 순위’에 따르면 이우환은 10년간 한국경매시장을 통해 총 467억원의 작품이 거래돼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박수근과 김환기, 8위가 이중섭이다. 박수근·이중섭으로 대표되던 한국 미술시장 최고 인기작가의 위치를 김환기·이우환이 이어받은 형국이다.
박수근과 이중섭의 작품은 토속적이고 민족적인 정서를 담은 반면 김환기와 이우환의 작품은 현대적이고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한다.
◆위작 논란이 구매기회 되기도
이우환도 최고 인기작가인 만큼 2012년까지 감정의뢰가 많았지만 171점 중 위작판정을 받은 비율은 불과 4.1%(7점)에 그쳤다. 그 당시만 해도 이우환의 작품은 위작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 정도로 작품관리가 잘 됐다.
그러나 2012년 중순부터 위작 시비가 불거지기 시작해 최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올 상반기 경찰에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위조범이 이우환 작품 100점을 훨씬 넘게 위조해 모 화랑을 통해 유통시켜 100억원대 수입을 올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지난 10월20일 이우환 작품의 위작을 유통했다는 인사동 화랑을 경찰이 압수수색하고 화랑 대표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3년 전 시작된 이우환 위작 논란이 공식적인 수사를 통해 종결될지 주목된다.
천경자의 경우 한 작품에 대한 진위논란이 불거졌지만 이우환은 여러 작품이 논란거리다. 이우환은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감정권한을 2013년 10월 현대화랑과 부산 공간화랑의 대표에게 위임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미술품감정협회와 화랑협회가 함께 세운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을 비롯해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등 몇개의 기관에서 주로 미술품을 감정한다.
위작 중 일부는 감정기관의 감정서를 위조해 유통되기도 한다. 위작설은 사실과 다르더라도 철저한 감정과 유통경로를 조사해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컬렉터에게 위작 논란이 심화돼 거래가 부진할 때가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을 매력적인 가격에 구매할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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