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는 지난 2003년 청계천 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청계천 상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서울시는 보상방안으로 송파구 문정동에 복합쇼핑센터 가든파이브를 조성하고 상인들에 가든파이브로의 이주를 약속했다. 계획은 잘 진행되는 듯했다. 시는 2004년 SH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선정, 2008년 12월에 가든파이브를 준공했다. 이후 청계천 상인 6만여명 중 이주 의사를 보인 6097명에게 특별분양 자격을 부여했다.


#. 하지만 2010년 6월 개장 당시 입주한 청계 상인은 1028명에 불과했다. 7600억원이던 공사비용이 1조3000억원으로 늘면서 분양가가 두 배 이상 상승해 상인들이 입주를 포기한 것이다. 상황은 더 악화됐다. 이주 상인들이 납부하기 버거웠던 높은 임대료는 둘째치고 상권이 활성화되지 않아 퇴점하는 이들까지 발생했다. 현재 이곳에 남아 실제로 장사하는 청계천 이주자들은 100여명 뿐이다. 


/사진=머니위크DB @머니위크MNB, 유통 · 프랜차이즈 외식 & 창업의 모든 것

지난 11월 가든파이브에는 현대백화점의 아울렛 입점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백화점은 내년 상반기에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내 테크노관(지하 1층~지상 2층)과 리빙관(지하 1층~지상 4층) 총 3만1000㎡(8개층, 9400평)에 도심형 아웃렛 '현대아울렛 가든파이브점(가칭)'을 오픈하기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선 이번 현대백화점 입점이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을 비롯해 전체 가든파이브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아울렛 입점으로 고객 유입이 확대돼 가든파이브 전체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부분의 가든파이브 입주 상인들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현대백화점은 아울렛 운영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입주 상인들에게 임대료 명목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두 가지 해결돼야 할 과제가 남았다. 첫 번째는 가든파이브의 정체성이고 두 번째는 주변 문정동 로데오 상인들과의 상생방안이다.

◆잊혀진 청계천 이주상인들


과거 시민들의 세금으로 지어진 가든파이브의 설립 목적은 청계천 이주상인들에 대한 ‘서울시의 보상’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상인들은 가든파이브에 입점하지 못하고 노점으로 내몰렸다. 게다가 현재는 청계천 입주 상인이 100여명 뿐. 가든파이브를 ‘서울시의 보상’이라고 하기엔 적절치 못한 상황이다.


문제는 청계천 이주상인들에 대한 조치 없이 상권활성화를 이루기 위해 현대백화점 아울렛을 유치한다면 당초 가든파이브의 목적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도 이주상인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서울시의 가든파이브 정책은 '이주정책상가로서의 정체성'을 배제하고 상가임대사업으로만 전락했다"며 “가든파이브 정책의 성패는 이주 정착의 성공여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문정동 로데오 거리 상인들

해결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가든파이브 주변 상인들이다. 가든파이브에서 약 1.2km 떨어진 문정동 로데오 거리 상인들은 현대 아울렛의 입점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 아울렛 입점 시 인구 유출이 불가피해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진=문정동로데오상점가 진흥사업협동조합

문정동 로데오 거리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A씨(50)는 “거대 유통 대기업의 진출이 주변 소상공인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가든파이브 상가 주인들은 인구 유입 효과가 있어 찬성할 수도 있지만 우리로선 현대의 입점을 반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의류매장 주인인 B씨(37)는 “현대가 진출한다고 해 문정동 거리 전체의 상가 주인들이 들썩이고 있다”며 “상인들에겐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격”이라고 표현했다.

현재 이 거리의 상인들은 중소기업청에 현대아울렛의 입점을 거부하는 사업조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