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사옥. /사진=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 앞에 암초가 나타났다. 대우증권 노조와 소액주주들이 응집해 합병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노조와 주주의 입장이 대치될 수밖에 없지만 대우증권 합병 무산이라는 목표가 맞아 떨어지며 힘을 합쳤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 있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노조·소액주주 ‘결집’

지난 18일 중앙노동위원회 2차 조정이 결렬됐다. 이번 임단협에서는 대우증권이 미래에셋에 인수되는 만큼 임금인상 등의 문제보다 완전 고용보장이 쟁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정이 결렬되면서 대우증권 노조는 파업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을 얻었다. 앞서 1차 조정에서 합의를 보지 못하자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7일 내부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틀 간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1922표 중 98.39%가 파업에 찬성했다.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앞서 파업을 결의한 상황이어서 대의원대회 개최 없이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대응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파업에 돌입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하지만 대우증권 노조는 경영진을 압박하기 위해 다음달 5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안을 반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금융감독원에 의결권 위임 권유자 및 대리인 등록절차를 마치고 주주들의 반대표 위임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 소액주주들도 모임을 만들고 집단 반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24일 미래에셋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날 1만200원이던 대우증권 주가가 지난 21일 기준 7400원까지 25% 이상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이 미래에셋에게 지분 43%를 넘긴 계약은 주당 1만7200원선이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은 현재 주당 1만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정종각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 대표는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이 주가 하락의 원인이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미래에셋에 매각하는 주가만큼 주식매수청구권이 형성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위임을 받는 등 연락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은 이 같은 대우증권 주가의 폭락을 미래에셋과의 불합리한 계약방식과 경영의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목했다. 또한 차입인수(LBO) 방식으로 대우증권 인수에 나서면서 앞으로 합병법인에 부채가 늘어나 주주 피해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개설된 대우증권 소액주주 권리찾기 모임은 지난 21일 기준 230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모임에 따르면 소액주주로부터 위임받는 주식이 200만주에 달하며 주주명부 확보 시 최소 3000만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금융사 인수합병(M&A) 경험에 비춰봤을 때 소액주주에 부정적인 경우가 더 많았다”며 “추가 지분 확보를 둘러싸고 소액주주와 이해가 충돌하는 상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셋 “아직 지켜볼 때”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아직 어떤 조치를 취할 상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직 우선협상대상자일 뿐 앞으로 실사와 본계약 체결 등의 과정이 남았다는 것. 미래에셋은 1월 중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2월 중 대우증권 실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4월까지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다만 노조의 완전 고용승계 건과 관련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이 지난해 말했듯이 성장산업인 증권업에서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인 대우증권 직원들이 모두 회장의 후배라 고용을 보장한 상황에서 더 이상 확실한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 이동과 같은 것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아니고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수준”이라며 “합병과정에서 구상이 있어야 하고 시장도 봐야하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소액주주들이 주장하는 차입매수 논란에 대해서는 업계의 시각이 다양하다. 노조와 소액주주가 바라보는 차입매수는 투기성 자본이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이용해 차익을 남기려고 하는 악의적 방식의 M&A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차익을 보려는 투자가 아니고 사업 규모를 확장하려는 것”이라며 “매각자인 산업은행이 직접 나서 미래에셋의 자금조달에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