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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주부 윤경아씨는 명절 때만 되면 고민이다. 남편의 얄팍한 명절 보너스를 쪼개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 주변에 가까운 지인들의 선물을 장만해야 하기 때문. 그래도 과거보다 품목이 훨씬 다양해져 고를 선물이 많아졌다는 게 윤씨의 전언이다. 그가 최근 쇼핑몰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선물은 지인에게 드릴 7900원짜리 견과류 세트와, 6900원짜리 귤세트다.
#. 경기도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현성씨는 귀빈들에게 줄 명절 선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다. 그는 인사치레를 해야 할 협력업체 대표들에게 5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급 양주와 와인 등을 선물할 예정이다. 김씨는 “선물 가격과 정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가 선물은 정성뿐 아니라 다른 무언가도 담고 있는 것 아니겠냐”며 “설을 맞아 자연스레 선물도 하고 명분도 챙기는 기회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선물세트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물가상승 압박과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 각종 선물세트도 1만원대 이하의 초저가 실속형부터 수천만원대의 고가형까지 구성이 다양해졌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설에도 천차만별 가격대의 설선물이 준비됐다. 올해 역시 최고가 선물은 호텔가에서 나왔다. 초고가 설선물 1위는 롯데호텔이 내놓은 코냑 ‘루이 13세 제로보암 (Louis ⅩⅢ Jeroboam, 1병)’으로 가격은 4500만원이다. 이 상품은 루이 13세 컬렉션 중에서도 한정판의 최상급 코냑으로 전세계에서 100병 한정 판매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인터컨티넨탈 호텔이 선보인 그랑크뤼 1등급 와인 셀렉션(1800만원), 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발렌타인 40년산 한정판(1200만원),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정상의 만찬 패키지(1000만원) 등이 1000만원대 선물로 꼽힌다.
반면 저렴한 가격대의 알뜰형 선물세트 인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오픈마켓을 비롯한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할인 폭이 커진 설 기획전을 마련, 저가선물세트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옥션은 다음달 3일까지 설 선물의 대표 상품을 최대 80% 할인해 특별한 가격에 한정 판매하는 ‘2016 설 선물 대전’을 진행한다. ‘올킬 슈퍼위크’를 통해 매일 오전 10시 설 관련 대표 상품을 한정 수량 특가로 판매한다. 또한 ‘품목-가격 별 선물’로 과일·농산, 한우·축산, 생활세트, 홍삼·건강식품 등 품목 제품을 1만~10만원대의 가격대 별로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들도 선보인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는 다음달 10일까지 ‘설레는 설 선물대전’을 실시, 최대 93% 할인된 가격으로 550여개 상품을 판매한다. 이번 기획전은 가격대별로 상품을 추천하고 대량구매 상품에 한해 구매금액 별로 포인트 적립 혜택을 마련했다.
대형마트도 실속 설 선물 대전에 가세했다. 롯데마트는 ‘실속 굴비세트’(1.6㎏ 내외·20미)를 5만9800원에 선보인다. 2만원대 알뜰형 과일 선물세트도 지난해보다 30%가량 더 확보했다. ‘햇살에 물든 연 과일세트(사과, 배, 혼합)’는 평소보다 15%가량 저렴한 2만9900원, 이스라엘 자몽과 스위티 혼합세트는 2만4800원에 판매된다.
홈플러스 역시 설 선물세트는 약 3000종 가운데 장기 불황 및 소비침체를 고려해 5만원 미만 중저가 선물세트 비중을 기존 60%에서 65%로 확대했다. 대표 상품은 '세계인이 선택한 슈퍼곡물세트(6만원, 회원 3만6000원)' '명품 원초로 만든 월포리 서천 김세트(1만원)' '남도의 향 국물용 건해산물 세트(1만원)' 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급부터 실속형까지 고객들이 원하는 선물세트가 다양해지면서 설 선물세트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서도 선물을 고를 때 희소성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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