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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과 9월은 삼성, 현대, SK, LG 등 주요 대기업의 채용이 진행돼 구직자에게 가장 바쁜 때다. 서류전형부터 필기, 면접이라는 전쟁 속에서 극히 일부 구직자만이 '최종합격'의 영광을 얻는다.
그러나 최종합격의 '기쁨'은 곧 다른 기업과의 '작별'을 의미한다. 합격한 곳에서 경쟁사 채용시험일에 소집연락이 오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 도전해볼 기회를 잃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의 의도적인 '합격자 묶어두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은 경쟁기업의 필기시험이 있는 날 합격자를 소집하거나 경쟁사의 필기시험을 보러 갔는지 전화통화를 진행하며 구직자의 취업 기회를 막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로의 취업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공채 시즌에 앞서 7월에 수시채용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에는 상반기(3월)와 하반기(9월)로 나눠 1년에 2차례만 공채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수시채용은 7월부터 각 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에 채용공고를 띄운 후 채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렇게 수시채용에 합격한 이들은 경쟁업체인 GSAT(삼성전자 필기시험)가 진행되는 10월 21~22일 OT에 참석해야 했다. GSAT가 지난해 10월22일 서울·부산·대구·대전·광주 등 국내 5곳과 해외 2곳 등 총 7곳에서 치러진 것을 감안하면 선발한 인원을 반도체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에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7월 수시채용으로 SK하이닉스에 합격한 A씨(27)는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SK하이닉스가 진행한 7월 수시채용에서 합격했다. 삼성전자의 서류전형에도 합격했지만 GSAT 날짜와 SK하이닉스 OT 날짜가 겹쳐 삼성전자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SK하이닉스 합격자 B씨(29)는 "원래 OT 일정이 10월21일이고 OT를 진행하는 지역도 중국이라고 통보받았지만 실제로는 경기도 용인, 이천, 강원도 등 3곳으로 나눠 진행했다. 삼성전자 필기시험 날 OT를 진행해 삼성전자에 인력을 뺏기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는 매년 대학 3·4학년 재학생 중에서 장학생을 선발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매달 일정 장학금과 함께 채용 보장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중도에 장학생을 포기하거나 소집날짜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 받은 장학금을 모두 반환해야 한다.
또 삼성, 현대, SK 등 주요 대기업의 필기시험이 진행되는 날에 소집이 진행되기 때문에 해당 대기업의 서류전형에 합격해도 필기시험을 치르러 갈 수 없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 산학장학생에 최종합격한 C씨(24)는 "장학생을 중도 포기할 경우 받은 장학금을 모두 환불해야 한다. 학생에게 이 금액은 크기 때문에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또 삼성, 현대, SK 등 주요 대기업의 필기시험 날짜에 소집하기 때문에 애초에 다른 기업 입사는 생각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쟁업체에 인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기업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많은 구직자가 타 기업에 지원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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