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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전 대사가 자전거 인연을 매개로 한 글을 기고해 화제다. 미국의 한 자전거 전문매체에 실은 ‘한국에서의 자전거 외교’(Bike Diplomacy in Korea)가 그것이다.
늘 한결 같은 그를 지면에서 만나 여간 반가운 게 아니었다. 한국사랑은 변함이 없었고 사람 사이 혹은 국가 사이가 두 바퀴 궤적을 자유롭게 넘나들어서다. 사람간이나 국가간의 관계는 서로 다른 대상이 마주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둘 사이의 교감과 소통의 결실은 어쩌면 ‘인연’이나 ‘동맹’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싶다.
그는 관계 또는 외교의 딱딱한 판을 부드러운 자전거로 풀었다고 술회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1년 한미FTA 비준 정국이었다. 당시 자전거로 서울에서 전남 진도까지 달리면서 수많은 농부, 어부, 노동자, 기업 관계자, 지역 공무원의 이야기를 들었고 희망을 나누었다고 적었다.
청년학생과의 자전거 교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이던 2010년, 여수에서 대구까지 낙동강전선을 따라 끈끈한 우호의 땀을 쏟았다. '심은경 대사와 달리는 자전거길 600리'는 그가 강조한 '함께하는 전진‘의 표상이 됐다.
그는 주한미국대사 퇴임 전 쓴 <내 이름은 심은경입니다>에서 이렇게 적었다. “한미관계가 자전거와 같다는 나의 설명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자전거처럼 항상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가는 길에 때로는 오르막도 있고 장애물도 있습니다. 때로는 예상보다 빨리 움직일 때도 있습니다. 모든 경우에도 우리는 전진해야 합니다.”
함께하는 전진은 끊임이 없다. 재임기간(2008~2011)이나 퇴임 이후에도 자전거로 맺은 인연의 끈을 놓는 법이 없었다. 자연인으로서 한국을 찾을 때마다 자전거 인연이 속속 모여 페달을 굴린다. 2017년엔 평창올림픽 성공개최 기념 ‘같이 가요 제주! 함께 가요 평창!’을 통해 제주에서 평창까지 달렸다.
이쯤이면 “35년 전 한국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것이 있다. 가을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다는 것과 그 하늘 아래 사는 사람들이 열정적이라는 사실이다”는 그의 말을 “변함이 없는 것은 늘 푸르게 열정적으로 구르는 자전거 인연”으로 되돌려도 좋겠다.
스티븐스 전 대사의 자전거 사랑은 남다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태껏 자전거 통학을 했으니 어언 58년의 ‘자출족’인 셈이다. 그는 연구원으로 있는 스탠포드대학교까지 틈만 나면 자전거를 이용한다.
“어렸을 때 텍사스 엘파소에서 처음 학교에 다니던 시절 자전거를 타고 다닌 이후로 나는 늘 자전거도 좋아했고 자전거 타는 것도 즐겼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학생이었을 때에도, 평화봉사단원일 때에도, 외교관이 되고 나서도 나는 어디서나 자전거를 탔습니다. 자전거야말로 저렴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교통수단이고 주변을 둘러보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멋진 방법임을 깨달았던 것이죠.”<내 이름은 심은경입니다>
서로 다른 문화나 연령, 성, 계층을 초월하는 점에서 자전거의 매력을 익히 알았다는 스티븐스 전 대사. 그는 한국에서의 즐거운 자전거 추억을 바탕으로 한 한국 자전거 홍보도 빼놓지 않았다. “자전거를 타려면 한국을 가라. 그리고 사람, 음식, 환대 속에 머무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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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웅 기자
박정웅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