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을 묵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1)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22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사진=임한별 기자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2)에게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22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기소된 우 전 수석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우 전 수석의 혐의 중 ▲국정농단 사태 방조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조사 방해 ▲국정감사 불출석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 검찰 고발을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민정수석의 막강한 권한을 이용해 공정위에 CJ E&M을 무리하게 고발하도록 요구했다"며 "업무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심각히 훼손한 전례없는 잘못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실 조사 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자신에 대한 감찰을 무력화할 의도로 감찰 활동을 지연시키고 노골적으로 업무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정농단 방조 혐의에 대해서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리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있었다"며 "우 전 수석은 이를 의심할 정황이 있었는데도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청와대 내부 대응안을 마련하는데 관여해 국정농단으로 인한 혼란을 가중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런데도 우 전 수석은 일말의 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와 변명으로 일관한다"며 "심지어 취지와 의미가 분명한 관련자의 진술도 왜곡해 주장하는 등 전혀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CJ E&M을 검찰에 고발하기 위해 공정위원회에 행한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선 "당시 상관인 김영한 정무수석의 지시에 따른 것이고, 그 뒤 민정수석실에서 공정위에 항의하거나 불이익을 주지 않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우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해 최순실씨 등의 비위 사실을 인지하고도 진상 은폐에 가담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7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실(55)이 자신의 의혹 관련 내사에 착수하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이 전 특별감찰관이 해임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문체부 공무원들에 대한 좌천성 인사조치를 하게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CJ E&M을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을 내라고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결심공판에서 우 전 수석에게 "민정수석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바탕으로 부처 인사와 심사에 개입했고 민간 영역에 감찰권을 남용했다"며 징역 8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