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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성실히 근무한 소방대원이 주취자에게 폭력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취자 폭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2일 전북 익산시에서 술 취한 시민을 구조하던 소방 구급대원 A씨(51·여)는 취객 윤모씨(48·남)에게 폭행을 당했다. 윤씨는 A씨의 머리를 손으로 5~6차례 내리치고 심한 욕설도 내뱉었다. A씨는 사건 이후 뇌출혈 증세를 보였고, 지난 1일 사망했다.


소방대원과 경찰들은 A씨의 사례가 남일 같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주취자 폭행 사건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소방관들이 구조·구급 업무 중 폭행·폭언 피해를 당한 사례는 점차 늘고 있다.


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무 중 발생한 소방공무원 사상자는 최근 4년간 2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 294명(사망 3명·부상 291명)에서 지난해 604명(사망 2명·부상 602명)으로 늘었다.

소방 관계자들은 특히 주취자들의 폭행이 빈번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진영 소방발전협의회 전 회장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구급활동 중에 주취자의 폭행 사건이 자주 일어난다"면서 "소방청에서 관련 매뉴얼도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실적으로 구조 상황에서 매뉴얼이 잘 지켜지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경찰도 주취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9월11일부터 10월31일까지 경찰청이 주취폭력 및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한 특별단속 결과,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방해사범 10명 중 7명 이상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경찰은 공무집행방해사범의 경우 1800명을 검거해 135명을 구속했는데, 이 중 74.4%에 해당하는 1340명이 주취상태였다.


소방당국과 경찰당국은 주취자 관련 규정을 강화하고 제도를 신설하는 등 소방 대원과 경찰관 보호에 나섰다.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인명구조나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징역형을 받더라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홍 의원은 "상습 주취 및 폭행 경력자에 대한 별도의 정보 등록·공유 등을 통하여 사례관리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주취자의 경우 형의 감경 없이 현행법에 따른 엄격한 사법적인 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방당국은 앞으로 주취자 관련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새로이 장치도 도입할 계획이다. 소방청 구급과 관계자는 "'폭행방지 자동신고·자동경고 장치'를 개발해 이번 연말 정도 현장에 적용하기 시작해 내년에 상용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구급차에 설치해 위험을 감지한 대원이 버튼을 누르면 '구급대원 폭행 시 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하고, 또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경찰서에 신고되도록 한 장치다.

강대훈 119구급과장은 "119구급대원은 질병이나 사고로 국민들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언제 어디에나 즉시 달려가 생명을 보호하는 우리 공동체의 수호자이기 때문에,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것은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강력한 처벌과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도 치안력 낭비요인을 제거하고 주취자로 인한 공권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경범죄처벌법에 관련 내용을 신설, 개정했다. '술에 취한 채 관공서에서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경범죄처벌법 제3조 3항)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