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최근 제주도에서 잇따라 실종사건이 발생하면서 배후에 난민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다. 지난 25일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관광객에 대해서도 난민이나 불법체류자가 범인이지 않을까라는 근거 없는 주장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지난 5월 예멘인들이 대거 제주도로 몰려온 뒤부터 국민 사이에 난민 반대 정서가 부쩍 늘었다. 무사증(무비자)제도를 활용해 제주에 입국한 예멘인이 500여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은 신청 닷새 만에 20만명이 몰렸고 지금은 70만명을 넘어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청와대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난민법 폐지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해당 청원글을 올린 게시자는 "난민신청은 아직 (한국에) 시기상조라 생각한다"면서 "한국이 난민문제에 온정적인 손길을 내밀 수 있는 위치에 있는지도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난민문제를 악용해 일어난 사회문제가 많았음을 선례를 통해 알 수 있으며 또 이로 인한 불법체류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며 "난민 입국 허가에 대한 재고와 심사기준 등 전반적인 제도를 폐지 또는 개헌해주기를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난민 유입, 부정적 영향만 있을까… 경제적 효과

줄다리기 시합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사진=뉴시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5년 당시 '유럽연합(EU)의 난민정책 현황과 향후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불법으로 유럽 국경을 넘은 사람의 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난민 신청 건수도 급증했다"면서 "불법 유입민 증가가 유럽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현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유럽의) 대규모 난민 유입은 내수, 고용 확대 등을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소득수준, 경상수지, 실질임금, 정부부채, 재정수지 등의 거시경제표에 단기 또는 중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당시 EU집행위원회도 난민 유입은 EU 28개국 전체 GDP를 2016년 0.14~0.21%, 2017년 0.18~0.26%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EU 전체와 유로존의 GDP 성장률은 각각 2.4%로 잠정 평가됐다. 당초 예상했던 유로존 2.2%, EU 전체 2.3%를 웃돈 수치다.

제주도 예멘 난민 수용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파출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인도척 차원의 난민 수용을 촉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또 노동시장 측면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고 고령화를 완화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83만명으로 파악된다.

인천에서 플라스틱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공장에서 일할 수 있는 청년을 찾기가 힘들다"면서 "외국인 노동자가 없다면 공장을 폐쇄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정도로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노동력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난민 유입되면 범죄 늘까… 제주도 범죄율↑

제주도 예멘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지난 6월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에서 집회를 열고 난민법 및 무사증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설명했듯이 제주도에서 지난 25일 발생한 실종사고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제주 예멘 난민 등 외국인 불법체류자들로 인해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돌았다.

닉네임 cavx****은 "최근 제주도에서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게 다 신원이 불확실한 외국인 때문이다"면서 "난민들까지 받아들이면 제주도는 관광지가 아닌 범죄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야기가 나온 배경으로 최근 제주도의 범죄가 다른 지역보다 눈에 띄게 급등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인구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뿐만 아니라 증가 속도도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제주도의 10만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2011년 4470건에서 2015년 5750여건으로 29% 증가했다. 

/사진=뉴시스

같은 기간 광주가 4200여건에서 4000여건으로 줄고 경남과 전북도 100건 남짓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제주도 범죄율이 높아진 원인은 외국인 범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15년 제주도에서 발생한 외국인 범죄 390여건 가운데 260건이 중국인에 의해 저질러졌다.


이에 한 누리꾼은 "경제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가 난민을 받아들이기에는 준비가 안됐다"면서 "우선 국내 현안 먼저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해외서도 논쟁거리… 우리는 EU와 상황 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트위터에 "2015년 난민을 대거 받아들인 이후 독일 범죄율이 10% 올라갔다"며 "유럽의 문화를 폭력적으로 바꾸고 있는 난민을 받아들인 건 큰 실수다. 그런 일이 미국에 일어나는 걸 원치 않는다"는 글을 남겨 논란이 일었다.

이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이 발표한 범죄 통계를 근거로, 난민 수용 이후 독일의 범죄율이 높아졌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범죄율은 전년(2016년)보다 9.6% 줄었고 난민 범죄도 22.8% 낮아졌다.


이처럼 해외에서도 '난민 유입'은 여전히 논쟁거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EU와 국내 난민 현황을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문화에 익숙하고 사례를 축적해온 EU와 달리 국내는 다문화와 난민 대한 이해도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제주시 제주이주민센터에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 상담을 줄지어 기다리는 예멘 난민 신청자들. /사진=뉴시스

이철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EU는 난민의 대량유입 등 국제적인 이슈에 대응하면서 난민 관련 법령 및 제도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공동체로서의 기준과 정책을 정비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현재 EU의 난민정책은 난민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 망명 관련 처리절차의 효율적 진행을 위한 기준 제시 및 이를 위한 관련 정보 공유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령을 근거로 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제로 EU의 난민정책은 난민의 기본적인 권리 보장, 망명 관련 처리절차의 효율적 진행을 위한 기준과 이를 위한 관련 정보 공유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령을 근거로 실시하고 있다. 

한편 국내 최초의 난민법은 2009년 당시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해 통과·시행된 '난민 등의 지위와 처우에 관한 법률안'이다. 이후 지금까지 난민 관련 법안은 총 21건이 제정됐다. 

20대 국회에 제출된 난민법은 11건으로, 이 중 7건은 제주 예멘 난민 사태 발생(지난 6월) 이후 나왔다. 9년간 나온 법안의 3분의1이 최근 한달 사이에 쏟아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