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사진=뉴시스

팽팽한 '진실공방'에 이어 '법리공방'으로 치달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1심 재판이 14일 판가름 난다.

지난 3월5일 피해자 김지은씨가 피해를 고백한 이후 162일, 4월11일 불구속 기소 이후 125일 만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안 전 지사의 재판은 마지막까지 진실공방을 벌이다가 막을 내렸다. 검찰과 안 전 지사측 변호인단은 사실관계뿐 아니라 법리 해석에서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도지사와 수행비서라는 극도의 비대칭적 관계를 이용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굴복시켜 간음한 중대범죄"라며 징역 4년을 구형하고 신상정보 공개 고지와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이수 명령을 요청했다.

징역 3년 이하의 선고에 대해서만 집행유예가 내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검찰의 구형은 집행유예를 배제해달라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사진=임한별 기자

반면 안 전 지사 측은 "7개월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가 안 전 지사를 '하늘'이라고 부르고 범행 직후에도 그의 건강을 걱정하는 등 '순수한 피해자'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고 맞받아쳤다.

법리 해석에서도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검찰은 "정무직의 특수성이란 최고 권력자의 결정에 따라 아랫사람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점"이라며 "그 특수성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무너뜨린 힘의 원천이 됐다", "피고인은 자신의 지위와 권세를 이용해 피해자를 짓눌렀다"고 질타하면서 '위력'의 존재와 행사를 확신했다.


반면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죄의 구성요건을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논리로 응수했다.

변호인은 "피해자의 진술 중 일부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모든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논리비약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며 "전체적으로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력에 의한 간음죄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강간죄와 동일하게 처벌하는 만큼 사안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