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균형발전에 비상등이 켜졌다. 소득격차가 심화되며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성장사다리의 허리가 돼야 할 중산층이 무너지고 소득 하위계층이 상위계층으로 이동하는 길이 막혔다. 이 때문에 흙수저·은수저·금수저 등 현대판 신분제가 등장하고 한탕주의가 확산되는 부작용이 속출한다. <머니S>는 소득양극화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점검하는 한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불러온 문제점을 짚어봤다. 나아가 고착화되는 양극화 현상을 타개할 대책도 살펴봤다. <편집자주>

[소득 불균형, 해법 없나] ⑤·끝 전문가들의 해법


소득불균형 해소를 위해 이공계 중심으로 교육방향을 잡고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IT 등 전문분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는 급변하는 사회에 대응할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재분배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이를 중단하고 관련 비용을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인텐티브 지원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육 예산, 이공계 육성에 중점 둬야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불균형 문제의 가장 큰 이유로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경제의 서비스화’와 이로 인한 ‘중산층의 저소득화’를 꼽았다. 정보통신기술(ICT) 등 기술력이 좋아지면서 무리한 채용보다는 기술력 있는 인재의 채용 비중이 높아지고 중국 등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고용의 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서비스업 일자리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제도를 탈피해 기술력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경제의 서비스화, 중산층의 저소득화 문제는 모두 교육정책의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지금 우리 교육은 방향을 잃었다. 교육의 핵심은 우리 아이가 미래에 잘 적응하고 변화에 대응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990년대 전교조 시대가 도래하면서 직업교육은 2등 시민이 되는 것으로 치부됐다”며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직업교육은 실습, 현장교육 등으로 1인당 교육비가 많이 든다. 교육예산을 엉뚱한 데 낭비할 것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공계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템(STEM·사이언스, 테크놀리지, 엔지니어링, 매스매틱스) 분야와 바이오헬스케어에 일자리가 계속 발생하는데 공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10여년째 동결된 대학등록금으로는 이공계 인재 육성에 한계가 있다며 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홍 팀장은 “소득불균형 심화의 요인 중 하나가 지식혁명”이라며 “사회가 발전하면서 스템 분야와 바이오헬스케어가 중요해지는데 이들 분야는 연구소 개설, 교수진 확보, 실습 등 비용이 많이 드는 학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반값등록금 등 10여년째 대학등록금이 사실상 동결되면서 대학 구조조정이 발생했고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기가 어려워졌다”며 “시장이 원하는 수요에 비해 이공계 인재 공급이 부족한 반면 인문계 쪽은 과잉공급 현상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수대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책의 일환으로 이공계 육성에 나서는 대학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등 투자경로를 바꿔야 한다”며 “앞으로 스템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텐데 지금부터라도 정책적인 지원을 통해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인상 멈춰야” 한 목소리


최저임금인상에 대해서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김 교수는 서비스업 확대로 인해 중산층의 저소득화가 확산됐는데 처방약으로 내놓은 소득주도성장이 실책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은 소득재분배에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최저임금은 진보 이념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것으로 소득재분배는 안 되고 소득불평등만 커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체 근로자의 90%는 삼성·현대 등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일하고 73%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 근무한다”며 “노동계는 조직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근로자에 대한 입장도 고려해야 하며 이런 부분은 정부가 끌어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팀장은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1인당 연간 약 2만달러를 번다는 의미”라며 “아시아에서 소득 2만달러 이상 국가는 일부 중동국가를 제외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4개국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정도 규모의 소득이라면 외국인 근로자가 일자리를 찾아 국내로 들어올 여지가 크고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일자리는 사라진다. 이 일자리 수가 연간 20만개에 이른다”며 “재정을 최저임금 인상에 사용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를 원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지원을 확대하거나 재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이런 사람들을 채용한 기업에 인텐티브를 주는 방향으로 자금을 활용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기 
산업균형성장… 홍춘욱 “하사관 중심 군 개편”

김태기 교수는 경제의 서비스화와 중산층의 저소득화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인프라 지원과 기술력 중심의 교육제도 개선 등을 주장했다. 그는 이런 방안을 ‘소득주도성장’과 대비되는 ‘산업균형성장’이라고 지칭했다.

김 교수는 “소득불균형의 핵심은 고용에 있는데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총리를 비롯한 교육계 인사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며 “학비, 등록금 등 교육에 그렇게 많은 지출을 했는데도 청년실업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화운동 이후 모든 정권에서 경제의 서비스화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중소기업 수출 인프라 강화, 교육방향 및 투자에 대한 과감한 변화 등 산업균형성장을 통해 소득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팀장은 부사관 중심의 육군 개편도 주장했다. 이는 과거에도 나온 방안이지만 현재 학생수가 감소하는 추세고 군복무기간까지 단축돼 몇년 안에 군인력이 대폭 감소할 전망이어서 상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는 일자리 창출과 이공계 인재 육성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가 줄어 병역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며 “65만 대군을 유지할 것이 아니라 부사관 보직을 20만~25만개 만들 경우 고용효과가 발생하고 군에 가지 않은 인력은 학업에 매진할 수 있어 장단기적으로 모두 득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 대안이 이념과 대치되는 것들이지만 모두 적절한 정책과 예산으로 가능하다”며 “올해 예산안 편성에서 끝낼 것이 아니라 내년 공격적인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경기부양을 위한 실질적인 분야에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9호(2018년 12월5~1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