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비서 성폭행' 관련 강제추행 등 항소심 1회 공판에 출석했다./사진=뉴스1 이승배 기자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53)가 항소심 법정에 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21일 오전 10시10분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지사의 항소심 1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항소심 법정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진행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나오지 않았지만 본 공판에는 피고인이 출석해야 한다.

본인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온 안 전 지사는 '김지은씨와 오늘 법정에서 만나는데 심경 어떤가', '1심에서 무죄를 받은 것에 비판 여론이 컸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1심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날 첫 공판에는 피해자 김지은씨가 증인석에 설 예정이다. 비공개로 이뤄지는 김씨의 증인 신문과정에서 안 전 지사 측은 김씨의 진술 신빙성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이날, 내년 1월4일, 1월9일 3회에 걸쳐 공판을 열고 2월1일 선고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안 전 지사 측에서 신청한 증인들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성폭력 사건인 만큼 재판부 판단에 따라 일부 증거조사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증거조사는 마지막 공판인 1월9일 안 전 지사를 피고인 신문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다만 재판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경될 여지도 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 2월까지 러시아, 스위스 등 해외 출장지와 서울 등에서 전 수행비서인 김지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 등을 저지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이 같은 10가지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무죄 선고를 내렸다. 재판부는 "위력은 있었지만 위력의 존재감이나 지위를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 전 지사가 상급자로서 위력을 앞세워 억지로 성관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지난달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뒷받침하는 증거가 굉장히 많았는데 원심은 이를 배척했다.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피해가 야기됐다"며 1심 판결아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원심이 피해자의 진술신빙성을 배척한 것은 객관적 증거 정황에 따른 것으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판단은 타당했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