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세계 각지에서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춰 축제 분위기가 연출된다. 모두가 일상을 내려놓은 채 각지에서 울려 퍼지는 ‘캐롤’과 함께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농구 팬들에게도 이날은 특별하다. 미국프로농구(NBA)가 1947년 이후 매 시즌 크리스마스에 맞춰 최고의 맞대결로 일정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왕조’를 구축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킹’ 르브론 제임스가 합류한 LA 레이커스, 동부의 패권을 두고 지난 시즌부터 경합 중인 전통의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와 필라델피아 셀틱스 등이 이날 출격을 예고한 상태다.

전통의 동부 라이벌 보스턴 셀틱스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지난 시즌 동부 컨퍼런스 2라운드에서 맞붙었던 두 팀은 이번 크리스마스에서도 대결이 성사되면서 새로운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포스트 제임스시대’ 동부의 패자는 누구?… 보스턴 셀틱스 vs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26일 오전 7시30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TD 가든)

NBA 파이널 우승 17회로 최다 우승에 빛나는 명문 보스턴 셀틱스와 최고의 라이벌리를 형성한 팀을 꼽으라면 단연 레이커스다. 두 팀은 파이널에서 12번이나 맞붙으면서 자웅을 겨뤘다. 다만 빌 러셀을 앞세운 보스턴 초대 왕조가 50~70년대 7번의 결승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기에 파이널 전적은 9승 3패로 보스턴이 압도적이다.

동부컨퍼런스 내로 범위를 한정한다면 보스턴과 가장 치열하게 치고받은 팀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다. 두 팀은 지금까지 21번이나 플레이오프 무대서 맞대결을 펼쳤다. 빌 러셀과 윌트 체임벌린, 래리 버드와 줄리어스 어빙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들이 셀틱스와 세븐티식서스의 이름을 걸고 숱한 명장면들을 연출했다. 

탱킹 성공 후 새로운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는 보스턴과 필라델피아는 이번 크리스마스에서도 차기 대권을 위해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개막전에서는 제이슨 테이텀과 마커스 모리스, 테리 로지어 등이 골고루 활약한 보스턴이 105-87로 승리했다.


최근의 두 팀에게는 하나의 공통분모가 있다. 2013-2014시즌부터 탱킹(하위팀에게 높은 확률로 주어지는 신인 드래프트 상위 시드를 받기 위해 주축 선수들을 처분하고 의도적으로 낮은 성적을 기대하는 방식) 노선에 접어 든 후 리빌딩에 성공하면서 서부로 떠난 ‘동부의 패자’ 르브론 제임스를 대신해 컨퍼런스 정상을 노리는 팀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먼저 버드 시대 이후 오랫동안 암흑기를 겪었던 명문 보스턴은 2007-2008시즌 케빈 가넷-폴 피어스-레이 알렌이라는 '빅3'를 구성하면서 2번의 파이널 진출과 함께 1차례의 우승을 일궈냈다. 그러나 주축들이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2013-2014시즌 '빅3'은 해체됐고 팀은 자연스럽게 ‘탱킹’에 접어들게 됐다.


탱킹선언과 동시에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을 선임한 보스턴은 2시즌 만에 풀레이오프 무대에 복귀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2016-2017시즌에는 베테랑 알 호포드와 기량이 만개한 아이재아 토마스 등의 활약으로 당시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클리블랜드를 제치고 정규시즌 동부 컨퍼런스 1위에 올랐다.

2017-2018시즌에는 카이리 어빙과 고든 헤이워드를 영입하면서 한층 더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후 헤이워드가 개막 직전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으며 어빙도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렸으나 제일런 브라운, 제이슨 테이텀 등 신인들의 깜짝 활약에 힘입어 동부컨퍼런스를 2위로 마치며 선전했다.


그러나 스티븐스 감독의 보스턴에게는 제임스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다. 보스턴은 2년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제임스의 클리블랜드에 막히며 2009-2010시즌 이후 첫 파이널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번 시즌 제임스가 LA 레이커스로 이적하면서 어빙과 헤이워드까지 복귀한 보스턴이 자연스럽게 동부의 패권을 차지하지 않겠냐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러나 보스턴은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8연승을 거두면서 제 페이스를 회복 중인 보스턴이지만, 현재까지는 동부컨퍼런스 1, 2위에 올라있는 토론토 랩터스와 밀워키 벅스가 좀 더 탄탄한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NBA.com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즌 보스턴은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DRtg(100번의 수비 상황에서 발생한 실점 마진 기대치) 104.7를 기록 중이며 상대에게 허용한 eFG%(3점슛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 지수)도 리그 3위에 해당하는 50.3%로 지난 시즌에 이어 리그 최강의 수비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공수에 걸쳐 보스턴에 큰 보탬이 됐던 제일런 브라운의 부진은 다소 뼈아프다. 신체조건과 활동량을 기반으로 한 수비력은 여전하지만 슈팅 감각이 완전히 무너졌다. 지난 시즌 40%에 달했던 3점슛 성공률은 이번 시즌 28.4%로 처참한 상태이며 전체 야투 성공률도 41.5%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팀 내 두번째로 많은 연봉(약 2900만달러, 한화 325억7280만원)을 수령 중인 호포드의 영향력도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심지어 현재 호포드는 부상으로 약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보스턴은 ‘주포’ 카이리 어빙의 활약이 미비한 경기에서는 공격 과정에서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연이은 탱킹으로 결실을 맺은 센터 조엘 엠비드. 리그 MVP급 선수로 성장한 엠비드는 벤 시몬스, 마켈 펄츠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귀중한 미래다. /사진=로이터

한편 필라델피아 역시 2013-2014시즌부터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면서 탱킹을 시작했다. 다만 그 과정이 보스턴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 해당 시즌 19승 63패를 거둔 필라델피아는 15승 67패의 밀워키에 이어 NBA 전체 29위에 그쳤으며 이후 2시즌도 최하위에 머물렀다.

특히 2015-2016시즌은 10승 72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NBA가 시즌 82경기로 개편된 후 두번째로 좋지 못한 기록을 남겼다(공교롭게도 가장 최악의 성적을 거둔 팀도 챔벌레인을 레이커스에 보내며 무너진 1972-1973시즌 필라델피아다).

필라델피아는 인고의 시간 동안 상위 드래프트 픽을 꾸준히 획득하면서 특급 유망주들을 수집했다. 2014 드래프트 3순위 조엘 엠비드, 2015 드래프트 3순위 자릴 오카포, 2016 드래프트 1순위 벤 시몬스, 2017 드래프트 1순위 마켈 펄츠를 차례로 지명한 필라델피아는 2017-2018시즌 후반기 무려 17연승을 거두는 등 선전하면서 동부컨퍼런스 3위에 오른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마이애미 히트를 4-1로 가볍게 누른 필라델피아는 컨퍼런스 진출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들의 앞길을 가로막은 팀은 라이벌 보스턴이었다. 2라운드 시리즈 내내 엠비드-시몬스 콤비가 보스턴의 강력한 수비에 매우 고전하면서 결국 필라델피아는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필라델피아는 센터 엠비드가 이번 시즌 평균 26.3득점 13.2리바운드 1.8블락이라는 괴물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시몬스도 15.8득점 9.1리바운드 7.9도움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11월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지미 버틀러도 18.9득점 4.8리바운드로 큰 힘을 보태고 있는데 버틀러는 특히 4쿼터마다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버틀러 트레이드 후 무너졌던 수비력이 회복되면서 공수에 걸쳐 좋은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버틀러를 데려온 대가로 팀의 살림꾼 역할을 자처했던 로버트 코빙턴, 다리오 사비치를 내주면서 스쿼드 깊이가 다소 얕아진 상태다.

필라델피아와 보스턴은 오는 26일 크리스마스서 보스턴의 홈 구장인 TD가든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양 팀 모두 정상급 전력을 보유한 만큼 치열한 접전이 예고되는 가운데 필라델피아가 원정에서 크게 부진한 부분(6승 9패)은 주목할 만하다. 홈과 비교해 원정 경기에서 상대팀의 야투 성공률이 4% 이상이나 늘어나는 점(홈 39.3%/원정 43.5%)은 필라델피아에 있어 큰 불안 요소다.

4년 연속 NBA 파이널 무대서 맞붙었던 르브론 제임스(가운데)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서부컨퍼런스에서 새롭게 맞대결을 펼친다. /사진=로이터

◆르브론 제임스와 황금전사들 대립은 현재진행형… LA 레이커스 vs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26일 오전 10시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오라클 아레나)

4년 연속 골든스테이트와 NBA 파이널에서 합을 겨뤘던 르브론 제임스가 레이커스로 팀을 옮긴 후에도 크리스마스에 이들과 맞대결을 갖는다. 골든스테이트와 제임스의 승부는 2015-2016시즌부터 3년 연속 크리스마스 매치의 메인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제임스와 골든스테이트 간 크리스마스 첫 경기에서는 스테판 커리-클레이 탐슨이 고루 활약한 골든스테이트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89-83으로 꺾었다. 그러나 해당 시즌 클리블랜드는 황금군단을 상대로 NBA 역사상 최초로 1승 3패 상황에서 기적 같은 역전을 일구며 복수에 성공한다.

특히 제임스는 해당 파이널 시리즈 동안 평균 29.7득점 11.3 리바운드 8.9도움 2.3 블락슛 2.6스틸 등 해당 항목에서 양팀 통틀어 최고 수치를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하면서 골든스테이트를 무너뜨리고 파이널 MVP를 따냈다.

2016-2017시즌 크리스마스 매치에서는 종료 직전 카이리 어빙의 신들린 듯한 활약에 힘입어 클리블랜드가 109-108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는 드레이먼드 그린의 트리플 더블과 짠물 수비가 빛을 발하면서 골든스테이트가 99-92 승리를 거뒀다.

한편 크리스마스 매치와는 별개로 제임스의 소속팀은 그동안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약세를 보였다. 4년간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거둔 골든스테이트가 너무 막강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제임스는 동부컨퍼런스 플레이오프 매 시리즈에서 평균 34점을 퍼부으며 팀을 4년 파이널에 올렸으나 결승 무대에서 골든스테이트에게 0-4 완패를 당하면서 무너졌다. 듀란트는 파이널 평균 28.8득점 야투 성공률 52.6%로 중요 승부처마다 득점력을 폭발시키면서 클리블랜드를 완파하는 데 선봉장으로 나섰다.

서부컨퍼런스로 새롭게 보금자리를 옮긴 제임스는 또다시 숙적 골든스테이트와 12월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 시즌 레이커스는 제임스의 여전한 활약과 신예들의 선전이 맞물리면서 최근 2연패에 빠졌지만 현재까지 19승 13패로 서부컨퍼런스 4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와의 격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NBA 최고의 슈터 스테판 커리(오른쪽)의 복귀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몰 라인업에 있어 핵심 자원이다 ./사진=로이터

커리의 부상 공백 동안 4연패에 그치는 등 부진에 빠졌던 골든스테이트는 커리 복귀 후 챔피언의 위용을 회복하고 있다. 커리는 이번 시즌 평균 29득점 5리바운드 5.3도움 3점 성공률 47.7% 자유투 성공률 94.9% 등 ‘만장일치 MVP’ 시즌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이는 중이다. 

듀란트 역시 평균 28.8득점 7리바운드 6.1도움으로 커리와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최근 그린과 탐슨의 득점 생산력이 이전보다 다소 줄었지만 골든스테이트 베스트5의 강력함은 여전히 리그 최고다. ‘디펜딩 챔피언’과 리빌딩 중인 레이커스의 완성도는 아직 상당한 격차가 있다.

다만 현 골든스테이트는 이전 시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벤치의 힘이 떨어지면서 이전만큼 압도적인 전력을 내뿜고 있지 못하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요나스 예렙코가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안드레 이궈달라와 션 리빙스턴 등 베테랑들의 노쇠화가 찾아오면서 벤치 생산력이 예전 같지 않다.

실제로 미국 통계 사이트 ‘바스킷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이번 시즌 이궈달라와 리빙스턴이 코트 위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팀 ORtg(100번의 공격기회에서 발생한 득점 마진 기대치) 차이가 각각 –2.9, -3.6으로 나타났다. 특히 리빙스턴은 이번 시즌 야투성공률 0.432%에 그치며 크게 부진하다. 이에 따라 벤치 멤버들이 든든히 버틴 후 순식간에 가비지 게임을 만들었던 골든스테이트의 ‘약속의 3쿼터’ 빈도수도 다소 줄어들었다.

ORtg 114.5로 리그 1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공격력과 달리 지난 시즌부터 조짐을 보였던 수비 내림세는 이번 시즌 들어 더욱 확연하다. 2016-17시즌 리그 전체 2위(103.4)였던 DRtg 수치는 2017-18시즌 리그 11위(106.8), 2018-19시즌 리그 14위(108.0)까지 추락했다. 수치는 2017-18시즌 리그 11위(106.8), 2018-19시즌 리그 14위(108.0)까지 추락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그동안 골든스테이트의 스몰라인업에 높이를 더해준 데이비드 웨스트와 자베일 맥기의 이탈이 크게 느껴진다. 이 중 맥기는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레이커스로 이적 후 주전으로 나서면서 평균 8.4득점 6.7리바운드 2.6블락슛으로 활약 중이다. 

골든스테이트는 골밑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이적시장 막판 올스타 센터인 드마커스 커즌스를 영입했으나 지난 1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커즌스는 내년 2월에야 복귀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했을때 제임스와 지난 22일(한국시간)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전에서 깜짝 활약을 선보인 빅맨 이비차 주바치가 상대방의 골밑을 공략하고  카일 쿠즈마, 론조 볼, 조쉬 하트 등 영건들의 폭발력도 함께 발휘된다면 레이커스가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결과를 만들 가능성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