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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원시림을 경험할 수 있는 거문오름 용암길. /사진=한국관광공사 |
제주선흘리거문오름(천연기념물 444호)은 다른 오름처럼 민둥산이 아니라 숲이 울창하다. 삼나무와 편백나무, 소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빼곡하다. 오름이 숲으로 덮여 검게 보여서 ‘검은 오름’이라 불리다가 거문오름이 됐고, ‘신령스러운 공간’이라는 뜻도 있다.
◆거문오름, 용암굴이 품은 비밀
| 전망대에서 바라본 분화구 터. /사진=한국관광공사 |
거문오름 탐방 코스는 크게 두 가지다. 말발굽 모양 거문오름 분화구와 거문오름 정상부 아홉 개 봉우리를 순환하는 ‘태극길’, 거문오름에서 용암이 흘러간 길을 따라 이어지는 ‘용암길’이다. 태극길은 평소 예약하면 돌아볼 수 있지만, 용암길은 1년에 열흘간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 용암길. 녹음이 가득한 길. /사진=한국관광공사 |
전망대에서 데크를 따라 내려오면 본격적인 용암길 시작점이 나타난다. 입구에 호기심 많은 여행자를 환영하듯 찔레꽃이 활짝 피었다. 햇살이 내리쬐는데도 얼마 걷지 않아 축축한 습기가 느껴지고, 사방에 고사리와 이끼가 보인다. 다른 숲에서 맛보지 못한 원시의 기운이 다가온다.
용암길은 대부분 곶자왈이다. 제주 방언으로 ‘곶’은 숲, ‘자왈’은 덤불을 뜻한다.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식물, 암석이 뒤섞여 우거진 곳’으로, 이 안에서 제주의 독특한 생태를 볼 수 있다. 현무암이 이어진 척박한 환경에서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숲이 울창한 풍경이 신비롭다. 해발 약 350m로 비교적 평탄한 길인데, 곳곳의 온도와 습도가 다르다. 더워서 손부채를 하다가 갑자기 으스스해져 온몸이 움츠러든다. 이끼로 뒤덮인 화산석과 양치식물이 타임머신을 타고 수만 년 전으로 여행하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원시림이 뿜는 천연 에어컨
| 용암이 흘러간 자리가 만든 다리. /사진=한국관광공사 |
신비로운 숲을 한참 걷다가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힐 즈음, 반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지층 변화로 생긴 풍혈에서 나오는 바람이다. 구멍이 분화구 밖까지 이어져, 숲속으로 바람을 보내주니 천연 에어컨이다. 용암길 안으로 들어갈수록 원시림이 짙다. 양팔을 벌린 고사리 무리에 이어 나무뿌리가 눈길을 끈다.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가 대견하다. 특이하게 나무뿌리가 널빤지처럼 옆으로 뻗었고, 나무줄기만큼 굵다. 흙 대신 바위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변형된 모습이다.
| 제주인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숯가마터. /사진=한국관광공사 |
우거진 숲에서 나와 들판을 지나면, 용암대지에 있는 벵뒤굴을 만난다. 제주선흘리벵뒤굴(천연기념물 490호)은 제주도 용암굴 중 가장 복잡한 미로형 동굴이다. 비공개 지역이라 입구만 볼 수 있다. 용암길의 마지막 구간은 동굴 카페 ‘다희연’으로, 여기서 셔틀버스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간다.
용암길의 감동을 더하고 싶다면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들르자. 이곳에서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제주와 용암동굴, 거문오름의 다양한 식생 등 제주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전시 모형으로 동굴을 간접 체험하고, 다양한 화산석을 만져본다. 제주 설화를 바탕으로 한 4D 영상도 볼 만하다.
| 벵뒤굴 입구. /사진=한국관광공사 |
☞당일 여행 코스
거문오름 용암길 탐방(약 5㎞, 3시간 소요)→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만장굴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거문오름 용암길 탐방→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만장굴
둘째날: 제주돌문화공원→월정리해수욕장→섭지코지 <사진·자료=한국관광공사(2019년 여름시즌 숨은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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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웅 기자
박정웅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