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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시장에서의 한국 위상이 확실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바이오시밀러, 화학의약품 등 연구개발(R&D)에 앞장서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해서다. 그 선봉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있다.
그는 글로벌 헬스케어그룹 최고경영자(CEO)이면서 엔터테인먼트 대표이기도 하다. 약학이나 의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굴지의 바이오기업을 운영하며 글로벌 억만장자지수 한국 경영인 4위에 올랐다.
|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사진제공=셀트리온 |
◆대우맨, 바이오 ‘가능성’ 엿봤다
서 회장은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한 후 16년 만에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육성하며 ‘바이오업계의 신화’로 평가받는다.
그는 1999년 대우자동차를 나와 미국에서 열린 관련 학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을 확인하며 셀트리온 창업을 결정했다. 셀트리온의 주요 사업분야인 바이오시밀러는 항체의약품과 효능이 비슷한 반면 가격은 저렴해 환자의 부담이 덜하고 의료비 절감에 도움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바이오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지만 사업 초기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회사 설립 당시 바이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전무해 투자자들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기 십상이었다.
서 회장은 이런 역경을 딛고 셀트리온을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최근 인플리시맙 피하주사제제 ‘램시마SC’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세계 최초로 판매승인 권고를 받으면서 한국 바이오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EMA의 승인으로 45조원 규모 TNF-α억제제시장에 진출하며 10조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평가받는다. 램시마SC는 램시마를 기존 정맥주사(IV)에서 피하주사(SC)로 제형을 변경해 자체 개발한 바이오의약품으로, 개발단계부터 선제적으로 130여개국에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특허출원일로부터 20년 동안인 2038년까지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시장을 독점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이번 성과는 서 회장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한다. 수익성 강화를 위해 서 회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의약품 직접판매 체제도 세웠다. 그는 직접 유럽 마케팅에 나서 직판체제의 기틀을 마련하고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국기업 최초로 유럽에서 직접 의약품 판매망을 마련하는 등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 것이다.
◆2030년 ‘글로벌 1위’ 화이자와 경쟁
서 회장은 자체 바이오신약 R&D에도 적극적이다. 여러 아형 인플루엔자에 효과를 보이는 종합독감 항체치료제 신약 CT-P27의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간염·광견병 등 각종 감염성질환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서 회장은 ‘바이오 강국’을 조성하기 위해 유망 중소기업들에까지 손을 뻗으며 보수적이던 제약·바이오시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산업은행과 함께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바이오벤처와 신약후보물질을 공동발굴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화이자와 경쟁하겠다”는 스스로의 꿈과 맞물린다. 그는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다양한 치료기전의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해야 글로벌기업과 맞붙을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서 회장은 “다국적제약사와 경쟁하려면 제품 파이프라인 20개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며 “면역항암제 등 신규 치료기전을 도입한 신약후보물질만 10개 이상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자체적으로 2030년까지 40조원의 투자금 모집과 1만명을 고용하고 바이오의약품과 화학의약품 등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인 전략도 세워 바이오의약품과 화학의약품 등 두 사업의 거점도시는 인천과 충북(오창)으로 하고 각각 25조원, 5조원씩 투자해 제품과 생산량을 늘릴 방침이다. 의약품 개발에는 20조원, 시설 확장에는 6조원을 쏟기로 했다. 바이오의약품은 매년 1개씩, 케미컬은 주기를 고려해 연간 50개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서 회장은 “케미컬보다 바이오의약품의 이익률이 높은 만큼 2030년 셀트리온은 매출 규모에서 화이자(2018년 기준 55조원)보다 적을 수 있지만 영업이익은 화이자(16조원)에 육박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서 회장이 받아든 성적표는 ‘A’다. 취임 후 실적과 경영성과 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신라젠 ‘펙사벡’ 임상실패, 코오롱생명과학학 ‘인보사’ 허가취소 등 바이오기업들의 비보에 투자심리 축소,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기업과의 경쟁 등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서 회장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돌파구를 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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