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임한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상고심 선고가 17일 열린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이날 오전 11시 대법원 2호 법정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신 회장은 2016년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대가로 최씨가 개입했던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하는 등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와 누나인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임대해 회사에 77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함께 기소된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서미경씨 등 8명에 대한 상고심도 이날 함께 진행된다.


앞서 1심은 신 회장에 대해 롯데 비리로 징역 1년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0억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신 회장이 2015년 11월 면세점사업에서 탈락한 뒤 2016년 3월11일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같은해 3월14일 박 전 대통령을 만난 정황상 롯데가 건넨 70억원이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롯데는 그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지원했고 12월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2심에선 롯데 비리와 국정농단 사건이 병합됐다. 2심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지원한 혐의를 1심과 같이 유죄로 보면서도 경영비리 사건 1심에서 인정된 횡령 혐의를 무죄로 바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신 회장은 수감 234일 만에 석방됐다.

2심 재판부는 "묵시적 청탁 대상이 되는 롯데 월드타워면세점 재취득이라는 중요 현안의 존재를 인정한다"며 "신 회장과 롯데는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한 것이 대가교부 요구라는 점을 인식하고 70억원을 지원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면담자리에서 대통령이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한 사안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에 해당, 불응할 경우 직간접적인 기업활동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신 회장으로부터 70억원을 추징할 순 없다고 명시했다.

또한 신 회장에 대한 강요죄 피해자와 뇌물공여자 지위를 동시에 인정하며 "의사결정이 다소 제한된 상황에 지원교부 행위 책임을 엄하게 묻는 건 적정하지 않고, 실제 공갈·강요 피해자가 뇌물공여로 처벌받은 사례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에서 롯데 지원금 70억원을 뇌물로 인정한 바 있다. 이에 신 회장에게도 유죄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급심에서 뇌물 혐의까지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만큼 실형은 면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법원이 국정농단 상고심 취지대로 신 회장이 '강요죄의 피해자'라고 볼 수 없다거나 2심 재판이 잘못됐다며 파기환송할 경우 신 회장 형량은 파기환송심을 거쳐 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