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사장이 KT의 차기 CEO로 내정됐다. /사진=KT
구현모 사장이 KT의 차기 CEO로 내정됐다. /사진=KT

[주말리뷰] KT를 이끌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에 구현모 커스터머앤미디어부문 부문장 사장이 선정됐다. 다만 KT CEO의 직급은 회장이 아닌 대표이사 사장으로 낮아져 남중수 전 사장 이후 11년만에 ‘사장 CEO’체제가 된다.

KT이사회는 27일 오전부터 차기 회장 후보 선출 논의를 진행한 끝에 최종 후보로 구 사장을 선정하고 결과를 공개했다.

당초 이날 1~3명의 후보자가 선출된 뒤 30일 이사회의 최종 선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사회는 불필요한 잡음을 차단하기 위해 단독 후보 선출을 결정했다.


김종구 KT이사회 의장은 “구현모 후보는 ICT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췄다”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민첩한 대응이 가능하고 확실한 비전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해 KT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최적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현재 구 사장을 둘러싼 의혹을 의식한 듯 “임기 중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한 중대한 과실 또는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사회의 사임요청을 받아들인다”는 추가 조건도 내걸었다. 구 사장은 황 회장과 함께 KT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연루돼 지난 9월 경찰의 조사를 받았고 현재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구현모 사장은 현직 KT의 커스터머앤미디어부문장 사장으로 전략, 기획, 자회사관리 등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KT의 전략통으로 5G 상용화와 스마트에너지, 교통관제 서비스, 헬스케어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11월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무선 기가지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무선 셋톱박스의 기능을 설명하는 구현모 사장. /사진=뉴스1
지난 11월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무선 기가지니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무선 셋톱박스의 기능을 설명하는 구현모 사장. /사진=뉴스1

구 사장은 황창규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KT 회장 선출 초기부터 줄곧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다만 황 회장과 함께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우여곡절이 있어 최종 후보로 선출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구 사장의 최대 장점은 뛰어난 추진력이다. 2011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보다 늦게 출발한 LTE 진출사업도 6개월만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파격적인 요금제를 제시하는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구 사장의 선임을 두고 KT가 민영화 17년만에 정권으로부터 독립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인다.

KT 관계자는 “기업 경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현직 경영진이 낙점됐다는 점은 환영할만하다”며 “구 사장은 회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일부는 반대할 수 있겠지만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내부 분위기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 사장이 대표적인 ‘황의 남자’이면서 전 정권과 적지 않은 연관성을 지닌 만큼 외부이슈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구 사장은 내년 3월말 KT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KT 대표이사 사장에 정식으로 선임된다. 임기는 3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