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저녁 현대백화점 신촌점 식당가가 한산한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신종 코로나 때문에 다들 집에만 있나봐요. 불금인데도 손님이 뚝 끊겼어요.”

서울 신촌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텅 빈 가게를 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29일 신촌 일대는 금요일 저녁임에도 평소보다 한산했다. 관광객이 주로 방문하는 명동, 홍대 일대뿐 아니라 내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거리나 식당,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에도 발길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소비자들이 감염 우려로 외출을 꺼리는 데다 국내 확진자들이 백화점, 대형마트, 음식점 등을 들른 사실이 확인되면서 오프라인 유통가를 향한 발길이 뚝 끊겼다. 특히 대체할 만한 온라인 유통 채널이 많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9일 현대백화점 신촌점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이날 현대백화점 신촌점도 쇼핑객이 확연히 감소한 모습이었다. 여성의류 매장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백화점이나 유플렉스 전체적으로 손님이 줄어든 모습”이라며 “평소의 2/3 수준”이라고 전했다.

식당가도 마찬가지. 저녁 7시를 향해가는 시간에도 백화점 11층 식당가는 한산했다. 아예 손님이 없는 식당이 대부분이었고 두테이블 이상 손님을 받고 있는 식당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 백화점에서 만난 한 고객은 “선물할 게 있어 어쩔 수 없이 들렀다”며 “3차 감염도 발생했다는데 여유롭게 쇼핑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고객은 마스크를 쓴 채 매장에 놓인 손 소독제를 바르곤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감은 소비자뿐 아니라 근무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매장 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고객을 응대했다. 다만 한 명품매장 직원은 “고객 응대시 소통이 안 된다는 분들이 많아 위협을 무릅쓰고 마스크를 벗었다”며 “밖에 나갈 땐 착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신촌의 한 약국에 사람이 붐비는 모습. /사진=김경은 기자

반면 한산한 신촌 거리에 인파가 붐비는 곳은 따로 있었다. 약국은 물론 다이소나 아트박스와 같은 생활용품점에도 마스크, 손세정제 등 위생용품을 사려는 이들이 몰려 문전성시를 이뤘다.

다이소 신촌명물거리점은 매장 입구에 마련된 ‘한국 전통 기념품’ 코너에 위생용품을 전면 배치했다. 이중 마스크의 경우 불티나게 팔려 나가면서 판매대 절반가량이 비었다. 소비자들은 “휴대용 종이비누도 있나”, “알콜 스왑 판매하느냐”며 도움을 청했고, 직원들은 10명 이상 늘어선 계산대 앞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약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촌의 한 약국 약사는 “손 세정제나 소독용 에탄올을 찾는 사람들이 한 시간에도 열댓명씩 오는데 주문해도 구할 수가 없다”며 “한달 전까지 하루에 10개도 안나가던 마스크는 기본 100개씩 팔린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과거 메르스 때보다 더 큰 매출 타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발표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직후인 2015년 6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2%, 10% 감소했다. 외식업체들의 매출은 메르스 발병 전이었던 2015년 5월 말 대비 38.5%나 줄어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