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선수들이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FA컵 16강 첼시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적수가 없을 것 같던 리버풀의 행보가 심상찮다. 보름 사이에만 공식전에서 3패를 당하며 완벽할 것 같던 '클롭 왕국'에 균열이 생겼다.

리버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FA컵 16강 첼시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 알리송 등 핵심 자원을 벤치로 내리는 대신 미나미노 타쿠미, 디보크 오리기, 아드리안 등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리버풀의 로테이션 멤버들은 올리비에 지루, 로스 바클리 등이 나선 첼시의 1.5군을 상대로 2점차의 깔끔한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리버풀이 최근 15일 사이 당한 세번째 패배였다. 리버풀은 앞서 지난달 19일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도 0-1로 졌다. 이어 이달 1일에는 리그 강등권의 왓포드에게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보름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자신들이 참가하는 3개 대회에서 연달아 패배를 기록했다.


왓포드전 전까지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26승1무라는 압도적 전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3-2004시즌 아스날이 유일하게 달성한 프리미어리그 무패 우승 기록을 리버풀이 가볍게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에서는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쌓아올린 트레블(한 시즌에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는 것) 아성에 리버풀이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놨다. 하지만 불과 15일 사이 이 모든 희망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물론 리버풀에게 있어 가장 큰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탈환이다.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명가임에도, 리버풀 팬들은 지난 1992년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래 단 한 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 사이 잉글랜드 1부리그 최다우승 타이틀도 라이벌 맨유에게 넘겨줬다. 리버풀 구단에게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과 같았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지난달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 앞서 사전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번 시즌 리버풀의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1패를 당했음에도 여전히 승점 79점으로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57점)와 22점 차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3~4승만 더 기록하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짓는다. 30년 가까이 이어져온 숙원이 풀릴 절호의 기회다.

리버풀의 최근 3패가 아쉬운 이유는, 이번 시즌 리버풀이 단순히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만족할 만한 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리버풀은 올해 압도적 전력을 앞세워 트레블 달성에 도전했다.

FA컵에서 탈락하면서 트레블 도전은 좌절됐으나, 여전히 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2연패 가능성은 남아있다. 만약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 문턱에서 쓰러진다면 리버풀의 사상 첫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오명에 뒤덮힐 우려도 존재한다. 오는 12일 홈에서 열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2차전은 그래서 리버풀에게 더욱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