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수비수 앤드류 로버트슨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연장 전반 15분 상대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추가골을 허용한 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로이터

'안필드 극장'이 열렸지만 웃은 쪽은 리버풀이 아니었다.

리버풀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앞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졌던 리버풀은 합산 스코어 2-4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자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팀이다. 워낙 강력한 모습을 보인 탓에 리그 우승은 물론 '트레블'(단일 시즌 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는 것) 가능성도 점쳐졌다.

리버풀 선수단이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필승을 자신한 건 이 때문이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을 비롯해 버질 반 다이크, 조던 헨더슨 등 주축 선수들 모두 안필드에서의 필승을 다짐했다. 특히 반 다이크는 "지난해 FC바르셀로나를 상대로도 이길 거라고 생각한 이는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0-3으로 뒤지다가 2차전에서 4-3으로 역전한 걸 되새긴 것이다.


리버풀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연장 전반 4분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리버풀에게 안필드는 '기적의 장'이었다. 'You will never walk alone'을 열창하는 4만여 팬들의 응원은 리버풀이 기적을 일궈내는 밑바탕이 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전을 비롯해 2015-2016시즌 유로파리그 8강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전(1차전 1-1 무, 2차전 4-3 승) 등 리버풀은 유독 안필드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다수 일궈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아니었다. 리버풀이 자랑하는 공격진은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이 세워놓은 단단한 두 줄 수비에 경기 내내 가로막혔다. 전반 43분 조르지오 바이날둠의 골이 터진 이후 아틀레티코는 골문을 걸어잠그는데 더욱 집중했다.

그럼에도 리버풀은 승리 문턱까지 갔다. 전후반 90분이 끝난 뒤 치러진 연장 전반 4분,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얀 오블락 골키퍼의 방어선을 뚫어냈다. 합산 스코어 2-1로 리버풀이 앞서나갔다. 리버풀의 팀 컬러를 고려할 때 아틀레티코가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안필드에서의 역전 스토리 주인공은 이때까지는 리버풀처럼 보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가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리버풀전에서 연장 후반 15분 팀의 3번째 골을 넣은 뒤 팬들 앞에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하지만 리버풀의 희망은 단 3분 동안이었다. 연장 전반 7분 골키퍼 아드리안이 패스 미스를 범해 상대팀에게 공을 안겨줬다. 아틀레티코 공격수 주앙 펠릭스는 공을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에게 전달했고, 요렌테는 중거리슈팅으로 리버풀 골문을 열어재쳤다.

합산 스코어가 2-2로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이대로 경기가 끝날 시 아틀레티코가 8강에 진출한다. 다급해진 리버풀은 추가득점을 위해 라인을 끌어올렸지만 되레 아틀레티코의 역습으로 요렌테에게 연장 전반 종료 전 1골을 더 내줬다.

리버풀은 연장 후반 15분 동안 2골이 필요한 상황이 됐고, 공격에 더 치중하다가 연장 후반 막판 알바로 모라타에게 쐐기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모라타는 골을 넣은 뒤 골문 뒤편에 있던 아틀레티코 원정팬들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포효했다. 리버풀 팬들의 노랫소리로 가득찼던 안필드를 아틀레티코 팬과 선수들이 차지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