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세계가 '초긴장' 분위기다. 급격한 확산세와 강한 전염성으로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자 세계 각국은 저마다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스포츠계는 요주의 대상이 됐다. 프로스포츠 특성상 많은 관중이 특정 장소에 모여 관람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주 감염원은 '비말'(날아 흩어지거나 튀어오르는 물방울)이다. 혹여나 감염자가 수만 관중들 한가운데에서 큰 목소리로 자신의 팀을 응원한다면 그 장소는 집단 감염의 온상지로 변해버린다.
따라서 각국 정부와 스포츠계는 예정된 일정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거나 잠정 연기하는 등 대책을 내놨다. 일부 리그에서는 이미 잔여 일정 전면 취소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하지만 '관중=수익'으로 대변되는 프로스포츠이기에 이와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세계 인기스포츠 발목 잡는 코로나19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유럽과 북미다. 유럽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프로축구 리그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당초 무관중 경기 방침을 내놓던 유럽 각국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리그 전체의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곳은 확진자 세계 2위 국가인 이탈리아다. 이탈리아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5000명을 돌파(1만5113명)했다. 사망자도 1016명으로 1000명선을 넘겼다. 발원지인 중국(확진자 8만801명)을 제외하면 전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
특히 유명 축구팀들이 모여있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며 이탈리아 프로축구는 위기를 맞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유벤투스(토리노)를 비롯해 인터밀란과 AC밀란(이상 밀라노), 피오렌티나(피렌체), UC삼프도리아(제노바) 등이 북부 도시를 연고로 한다. 이 지역에서 축구경기가 열리면 확진자 급증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자국 내 모든 스포츠 행사를 다음달 4일까지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 세리에A도 지난 10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남은 3월달 일정이 취소됐다. 증가세가 전혀 줄지 않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리그 취소가 유력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주변국을 향해 번져나갔다. 스페인(2965명 확진), 프랑스(2876명), 독일(2369명), 영국(594명) 등에서 연이어 확진자가 나왔다. 이들 국가 대부분은 인기 프로축구 리그를 운영한다. 이 리그들도 모두 영향을 받았다.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사무국은 향후 2주간 예정된 리그 일정을 전면 연기하기로 결정했고 프랑스축구협회는 아예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축구 행사를 별도의 공지 전까지는 잠정 중단했다. 독일축구협회도 다음달 2일까지 리그 일정을 연기시킨 가운데 2019-2020 분데스리가를 아예 취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축구협회는 이를 위해 강등팀 없이 다음 시즌 22팀이 리그에 참여하는 대안도 고려하고 있다.
사태를 지켜보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결국 리그 일정을 연기시켰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13일 긴급 회의를 열고 다음달 3일까지 잡혀있는 모든 리그 일정을 취소하는데 합의했다. 당초 영국 정부에서는 리그의 연기나 취소를 놓고 '시기상조'라고 표현하는 등 사태를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 이후 축구계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현지 언론인들이 정부와 보리스 존슨 총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과 첼시 공격수 칼럼 허드슨-오도이 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북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인기 스포츠인 미 프로농구(NBA)가 지난 12일 리그 잠정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날 미국 'CBS스포츠'에 따르면 유타 소속 센터 루디 고베어와 가드 엠마누엘 무디에이는 최근 감기증상을 보여 12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이 중 고베어는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선수가 확진 판정을 받자 NBA 사무국은 이날 즉각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현지에서는 이번 조치가 빨라도 한달 안에는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의 아드리안 보이나로프스키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아담 실버 NBA 커미셔너가 한 방송에 출연, NBA 중단이 최소 30일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류현진과 김광현 등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됐던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잔여 시범경기 일정을 취소했다. 미국 'CNN' 등은 이날 MLB사무국이 성명을 통해 이달 26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최소 2주 이상 늦추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남은 스프링 캠프 일정도 모두 멈춘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인기스포츠 줄지어 '개막연기+중단'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의 여파는 한국도 다르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3일까지 국내에서 감염된 누적 확진자는 7979명이다. 사망자가 67명으로 많지만 확진자 증가세는 확산 초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신천지 대구교회, 구로구 콜센터 등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르면서 아직 경계를 늦춰선 안된다는 인식이 많다.
이는 고스란히 프로스포츠 일정에 영향을 미쳤다. 당장 국내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야구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미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0일 연 긴급 이사회에서 2020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일을 4월 중으로 잠정 연기했다. 당초 예정됐던 프로야구 개막일은 오는 28일이었다.
우천 등으로 개막 경기가 취소된 적은 있지만, 정규시즌 일정이 전체적으로 연기된 것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있는 일이다. KBO는 당초 14일 시작할 예정이던 시범경기도 전면 취소했는데 시범경기 전체 일정이 취소된 것 또한 1983년 첫 시행 이후 처음이다.
프로축구 K리그도 지난달 예정됐던 개막일을 늦춘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까지 일부 순연되며 위기를 맞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아직 새로운 개막 일정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연맹 내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3월 개막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이사회가 열리고 논의가 진행돼야 공식적인 일정이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기존 38라운드 일정을 소화하기 어려워졌다. 연맹 관계자는 "4월 개막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4월에 개막을 못하면 38라운드 일정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K리그 개막이 계속 연기될 경우 리그 축소가 불가피하다. 연맹은 이를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국내 겨울철 프로스포츠를 대표하는 배구와 농구는 스스로 발걸음을 멈췄다.
프로배구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코로나19의 동태를 유심히 살피며 리그를 진행하던 중 안전이 확보되지 않자 무관중 경기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 2일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남자농구는 배구보다도 먼저 결단을 내렸다. 지난달 29일 전주 KCC의 선수단 호텔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머물렀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장 리그 중단을 택했다.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도 빠른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배구와 달리 직접 몸싸움을 벌이는 농구에서 외국인 선수 유무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 앨런 더햄, 바이런 멀린스(이상 부산KT), 보리스 사보비치(고양 오리온)가 일신상의 위협을 느끼고 시즌 도중 한국을 떠나는 초유의 사태를 빚었다.
배구와 남자농구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본 뒤 잔여 정규리그와 다가올 포스트시즌 일정을 조정할 생각이다. 차분해지면 다시 팬들과 만날 수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 이대로 시즌을 끝내야 할 수도 있다.
올림픽까지 위협… '돈보다 생명이 중요' 목소리 높아져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에 국제 스포츠 행사도 삐걱거린다. 세계 각국의 스포츠팬이 모이는 대형 이벤트를 개최할 경우 코로나19의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오는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은 아베 신조 내각이 심혈을 기울여 온 행사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국 내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올림픽을 마냥 강행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일단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대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도 등과 긴밀히 연락해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연기론을 부정했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올림픽 또는 프로축구 리그 등 스포츠 행사 일정 변경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최근 국제 스포츠의 트랜드는 철저히 경제 중심적으로 돌아간다. 인기 리그는 최대 수조원에 육박하는 중계권료 계약을 TV 채널들과 맺는다.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등 스폰서십 계약도 이와 연결된다.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쓰는 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익원이다.
이런 모든 수익 구조가 일정의 변경 또는 취소에 어그러질 수 있다. 일정이 순연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전면 취소될 경우 각 리그별 구단이나 조직위원회는 골치 아픈 계약 문제에 빠진다. 심각할 경우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본이 올림픽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KBO가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무관중 경기 결정 하나에 오랜 시간을 끄는 것 모두 이와 연관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과거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 뛰었던 방송인 개리 리네커와 개리 네빌은 각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축구가 중요한게 아니다", "무관중 경기를 할 바에는 일정을 모두 미루라"라고 촉구했다. 더 타임즈, 미러 등 영국 유력매체 소속 축구기자들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여론도 마냥 좋지는 않다.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전쟁이고 피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며 "그 시기에 도쿄를 방문하는 것이 '확신을 가질 만큼 통제 하에 있는지' 확인하고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늦어도 5월이 가기 전에는 개최 여부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일본에 우호적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라면서도 "어쩌면 그들(일본 정부)이 1년 정도 대회를 연기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국립보건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나는 그들(일본)이 무엇을 할지 모르지만,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발언, 사실상 취소를 우회 권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아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쿄올림픽 중지를 요구하면 개최를 단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오는 7월24일부터 8월9일까지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은 아베 신조 내각이 심혈을 기울여 온 행사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자국 내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올림픽을 마냥 강행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다.
일단 일본 정부는 예정대로 대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12일 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기 위해 준비를 진행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올림픽 개최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도쿄도 등과 긴밀히 연락해 준비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 연기론을 부정했다.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올림픽 또는 프로축구 리그 등 스포츠 행사 일정 변경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돈'이다. 최근 국제 스포츠의 트랜드는 철저히 경제 중심적으로 돌아간다. 인기 리그는 최대 수조원에 육박하는 중계권료 계약을 TV 채널들과 맺는다. 글로벌 기업들의 광고 등 스폰서십 계약도 이와 연결된다. 스포츠 팬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쓰는 돈도 무시할 수 없는 수익원이다.
이런 모든 수익 구조가 일정의 변경 또는 취소에 어그러질 수 있다. 일정이 순연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만약 전면 취소될 경우 각 리그별 구단이나 조직위원회는 골치 아픈 계약 문제에 빠진다. 심각할 경우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 일본이 올림픽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 KBO가 정규시즌 144경기를 모두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무관중 경기 결정 하나에 오랜 시간을 끄는 것 모두 이와 연관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과거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에서 뛰었던 방송인 개리 리네커와 개리 네빌은 각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축구가 중요한게 아니다", "무관중 경기를 할 바에는 일정을 모두 미루라"라고 촉구했다. 더 타임즈, 미러 등 영국 유력매체 소속 축구기자들은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을 공개적으로 저격하기도 했다.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여론도 마냥 좋지는 않다.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를 "새로운 전쟁이고 피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며 "그 시기에 도쿄를 방문하는 것이 '확신을 가질 만큼 통제 하에 있는지' 확인하고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늦어도 5월이 가기 전에는 개최 여부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일본에 우호적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3일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서 도쿄올림픽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라면서도 "어쩌면 그들(일본 정부)이 1년 정도 대회를 연기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미국국립보건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나는 그들(일본)이 무엇을 할지 모르지만, '옳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발언, 사실상 취소를 우회 권유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나아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도쿄올림픽 중지를 요구하면 개최를 단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3일 독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예정대로 7월24일 개회식을 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WHO가 대회 중지를 요구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WHO의 조언에 따를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존중받는 개인, 부강한 대한민국’ 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