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사진=KB금융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미국계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아군'인 KB손해보험이 발끈했다. '경기 하락 국면에서 굳이 보험사를 인수하려 하냐'는 비판이다. 윤 회장은 "어려운 환경일수록 뛰어난 회사는 기회가 있다"고 인수 의지를 드러내며 반박했다. 

윤 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에게 보험사 인수에 대한 우려성 질문을 받았다.


KB손보 노조위원장은 "왜 경기가 하락 국면인 지금 시점에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려고 하느냐.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M&A)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비가 올 때 우산, 장비를 갖춘 충실한 사람들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며 "비가 온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집에 있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금융권이 위기 상황이지만 오히려 이럴 때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의지다.


최근 보험업황은 전례없는 불황을 맞이했다. 지난해 보험사 순익은 2조원이나 줄었으며 제로금리 여파에 투자수익률도 바닥이다. 특히 저금리가 이어지며 생보사들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저축보험 역마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생명보험사 인수에 나서려는 윤 회장의 의도에 대해 KB손보 노조 측은 올해 회장 연임을 위해 단기성으로 성과를 부풀려 업적을 늘리려는 '밥그릇 지키기' 퍼포먼스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 회장의 임기 만료는 올해 11월20일이다.


이에 대해 윤 회장은 보험업은 여전히 수요가 있고 매력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제로금리를 경험한 유럽이나 일본의 생명보험사를 보면 지난해 연말까지 은행보다 압도적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높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뛰어난 회사는 기회가 있다"고 했다.

이어 "보험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고 비즈니스 자체는 괜찮다고 본다"면서 "좋은 회사를 갖고 좋은 체질과 체력으로 가면 충분히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임기 내내 생보사 인수 의지를 드러내왔다. KB생명이 꾸준히 순이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업계 순위가 17위에 그치고 있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 수준이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외치는 윤 회장 입장에서 시장에 나온 생보사 중 푸르덴셜생명이 가장 매력적일 수 있다. 실제 푸르덴셜생명은 1991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이후 29년간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알짜 생보사'로 자리를 잡았다. 자산 20조원을 넘어섰으며 보험사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505%로 생보사 중 가장 높다. 

윤 회장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해 "전문 실사팀이 실사를 했다"며 "인수가 (KB금융에) 부담이 될 것인지에 대해 정확히 계산을 하지 않고 비딩(입찰)을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희가 관심을 갖고 봤던 회사는 생명보험 회사 중 굉장히 나름 견실한 회사고 탑클래스에 속한다"며 "다만 가격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해 이사회가 같이 고심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인수) 경쟁이 치열하기에 나름 고심을 해서 비딩을 했고 결과는 봐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