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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n번방 사건'의 핵심 용의자 '와치맨'이 잡혔다. 다수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해 온 'n번방'의 3대 운영자 '와치맨'으로 알려진 전모씨(38)는 이미 지난해 10월에도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19일 이 같은 혐의로 전씨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재판부에 요청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와치맨 징역 3년6개월… '솜방망이 처벌' 논란
24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9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 유포) 등 혐의로 전씨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전씨를 기소할 당시에는 'n번방'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다른 운영자들이 개설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링크를 게시한 것 말고는 직접 음란물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는 것이 검찰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검찰이 재판부에 선고를 요청하기 전 전씨가 n번방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 같은 형량을 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달 이미 재판 중 이어진 수사에서 전씨가 아동청소년 영상 등 불법 음란물 9000여건을 n번방에 유포한 혐의를 발견하고 추가 기소했다.
이후 수원지검은 24일 전씨에 대한 다른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 관련성, 공범 여부 등을 추가 조사하기 위해 법원에 변론재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
누리꾼 이모씨(27)는 “검찰이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 사건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자 변론재개를 신청한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니라도 불법촬영 역시 사회 중대한 범죄로, 결코 가볍게 처벌해서는 안 된다. 최소 무기징역,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또 다른 누리꾼 김모씨(26) 역시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만으로도 3년6개월은 너무 적다"며 "'n번방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도 여전히 이 같은 비밀방이 버젓이 성행하고 있다. 이 같은 '솜방망이' 처벌은 범죄를 쉽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3일 페이스북 페이지 '대학생 너구리'에는 "텔레그램에서 아직도 날뛰고있는 '지인 박제방'"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여러개의 캡처본이 게재됐다. 사진 속 '지인박제'라고 적힌 대화방에는 "조신한 척하지만 술만 마시면 옷 벗는게 주사"라는 설명과 함께 여성의 사진·신상정보 등이 담겼다.
'지인박제방' 뿐만이 아니다. 24일 트위터를 비롯한 SNS 등에서 '지인능욕' '지인제보' 등을 검색하면 여전히 "지인능욕방 들어오실분 DM(다이렉트 메시지)주세요", "지인능욕 하실 분", "안전거래만 합니다" 등의 계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텔레그램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선 게임 유저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디스코드'로 비밀방이 옮겨간 것으로 알려졌다.
"죄질에 부합하는 중형 선고할 것"… 이번엔 정말?
한편 현행법으론 '와치맨'을 비롯한 성착취물 공유방 관련자에 대해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현행법상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도 이를 소지한 자에 대해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고 있다. 단순히 시청한 경우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법적으로는 소지만으로도 징역형에 처해질 수도 있지만 사실상 처분이 경미하고 아동음란물 소지 자체에 대해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지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2146명이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이 가운데 44.8%가 불기소 처분으로 재판도 받지 않고 풀려났다. 40%는 소재불명 등으로 수사가 중지됐다.
즉 지난 5년간 아동 성착취 동영상 소지자 가운데 85%가량이 처벌받지 않은 것이다. 처벌 시에도 그 수위는 매우 낮았다. 회원 수만 100만명을 넘었던 국내 최대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의 운영자 4명 중 1명만이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소지 관련 처벌은 해외와 비교해도 경미한 수준이다. 다크웹 운영자 손모씨(24)는 당시 약 20만 건 이상의 아동 음란물을 유통했다. 여기에는 생후 6개월 신생아부터 10세 어린아이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손씨가 받은 처벌은 고작 징역 1년 6개월이었다. 이마저도 1심에서 선고받은 집행유예보다 형량이 오른 것이었다. 이에 따라 손씨는 2020년 4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다. 반면 미국은 다크웹의 이용자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했다.
이번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아동 성착취 동영상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강화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양형기준이 새롭게 마련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23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 관련 양형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판사들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 11조 등과 관련해 적절한 양형이 얼마인지를 묻는 취지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양형위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기초자료로 삼아 4월 예정된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아동청소년 대상 음란물 범죄에 대한 적절한 형량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 역시 24일 '와치맨'과 관련해 "추가 조사와 공판 활동을 통해 죄질에 부합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전례없는 아동 성착취 동영상 관련 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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