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돈가뭄에 시달리는 기업에 총 58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항공업,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휴업을 예고한 두산중공업 등에 자금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과 함께 필요시 대기업 지원에도 나선다.


현재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항공업은 항공사가 자구노력을 하되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내달부터 무급휴직을 15일로 늘려 인건비 50%를 줄이는 자구책을 내놓은 데 이어 LCC 이스타항공은 24일부터 국내·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는 등 자금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이 팔리지 않아 대기업도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각각 4조3542억원, 1조170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이 중 4950억원이 회사채인데, 절반가량인 2400억원은 다음달 만기가 다가온다.


두산중공업 다음달 27일 외화공모사채 5억달러(약 6280억원), 5월 초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0억원이 돌아온다.

지난 24일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은 직접 호소문을 내고 "우리는 우리의 능력으로 산업과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도록 간곡히 호소드린다"며 대통령과 정부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돈이 돌지 않자 은행권 대출을 받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시중은행 5곳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78조6732억원으로 2월 말보다 1조7819억원 늘었다.

대기업들이 회사채 등 자금시장 경색 조짐이 보이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전에 열어놓았던 한도대출에서 실제 대출을 일으킨 것이다.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다.


금융당국은 회사채시장 등 시장안정을 위한 채권시장안정펀드에 20조원을 지원키로 하고 원활한 회사채 발행을 위한 정책금융 지원에 4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로 2조2000억원, 산은의 회사채 직접매입으로 1조9000억원을 지원한다.

특히 회사채 등급 A 이상이거나 코로나19 피해로 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투자등급 이상이면 산은이 직접 매입한다.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분을 매입하는 것으로 1조9000억원 규모까지 계획 중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자금수요자별 특성에 맞게 치밀하게 지원하겠다"며 "금융시장 전체적인 움직임을 보면서 부문별 시장이 상호 악순환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