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7./사진=전민준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준대형 쿠페의 영역은 쉽게 넘보기 힘든 높은 장벽 위에 있는 존재라 할 수 있다. 아우디는 2009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선보였던 준대형 쿠페 컨셉트카를 이듬해인 2010년 7월에 A7이란 이름을 달고 양산형 모델로 판매하는 중이다.

A7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건 2011년. A7은 시장에서 경쟁력과 입지를 확실하게 다지며 준대형 쿠페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등장한 2세대 A7은 아우디만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과 쿠페형 세단 디자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가 스포트백에 가까운 형태와 첨단기술로 아우디 A7과 경쟁관계로 거론됐지만 둘의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 G80는 비즈니스 세단을 지향하지만 A7은 비즈니스 세단을 넘어 그 이상의 영역에 있는 모델이다.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A7 라인업 중 최상위 트림인 A7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이하 A7)이다. 가솔린 엔진과 사륜구동시스템, 최첨단 편의사양과 운전보조시스템을 탑재한 이 차를 타고 야간에 서울~송도신도시 왕복 200㎞, 서울~단양 400㎞ 주행을 했다. 총 600㎞를 주행하며 느낀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아우디 회사 로고./사진=아우디코리아


고급 준대형 쿠페란 확실한 포지션


아우디 A7은 프리미엄 준대형 쿠페라는 명확한 포지션을 갖췄다. 메르세데스 벤츠 CLS와 BMW 6시리즈 GT, 마세라티 기블리 등과 경쟁하는 모델이다. 체격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부분이 명확히 드러난다. A7의 전장은 4975㎜, 전폭은 1910㎜, 전고는 1425㎜다.


아우디가 최대 라이벌로 꼽는 벤츠 CLS와 비교한다면 전장은 15㎜ 짧고 전고는 5㎜ 낮지만 전폭은 20㎜ 길다. 전장은 짧고 전폭이 길기 때문에 앞에서 보면 CLS보다는 다소 둔하게 느껴지지만 낮은 전고 때문에 측면에서는 날렵한 느낌이 든다.

시승차 컬러는 나바라 블루 메탈릭이었다. 한국엔 이 컬러를 포함해 총 5개 색상이 출시됐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세련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컬러라는 생각이다. 야간에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A7의 자랑거리인 헤드라이트 방향지시등과 리어램프를 대신 부각시킨다.


전면과 후면은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아우디의 디자인 언어가 한껏 적용됐다.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는 아우디의 화려함과 우아함을 더욱 뽐낸다. 프런트 범퍼, 리어 범퍼, 디퓨저, 프런트 그릴 그리고 트윈 테일 파이프의 디자인은 세련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실내에서는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아우디의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는 60% 더 넓어져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3개의 디스플레이가 배치돼 운전자가 차량정보를 쉽게 콘트롤할 수 있다. 10.1인치 상단 디스플레이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고, 하단의 8.6인치 디스플레이는 공조장치 조절과 편의기능, 문자입력 등을 지원한다.


앞좌석 통풍 및 마사지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발코나 가죽 컴포트 시트와 도어 엔트리 라이트, 앰비언트 라이트(멀티 컬러), 세레모니 기능 등은 아우디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앰비언트 라이트는 운전자가 눈이 자주 가는 센터페시아에 과하지 않게 일자 형태로 배치됐다. 운전석 도어에서도 은은히 뿜어져 나오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야간에서 A7의 우아함을 살려낸다.
A7./사진=전민준 기자

고속도로서 테스트 해보니


본격적인 주행에 나섰다. 서울에서 음성까지 100㎞ 구간은 교통량이 많은 것을 고려해 첨단운전보조시스템을 테스트 해봤다. 앞차와 거리간격 조절과 차선유지기능을 주로 체크했다. 손을 떼고 주행조향 보조 시스템이 작동하는 시간을 책정했다. 1초 정도 지나자 ‘운전대에 손을 올리시오’라는 메시지가 뜬다.

10초 남짓한 시간 동안 차선을 따라 조향하는 건 능숙하다. 앞차와 거리 간격을 조절하는 능력이나 차선 변경 시 옆 차선에 있는 차와 간격을 조절하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실선을 지나치게 의식해 가장 자리 차선으로 갔을 땐 옆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지만 벗어나지는 않는다.

음성에서 단양까지 100㎞ 구간은 고속주행이 가능하다. A7 55 TFSI 콰트로 프리미엄은 최고 출력 340마력, 최대 토크 50.99kg.m의 3.0L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TFSI) 엔진을 탑재했다. 제로백은 5.3초다. 2중 접합 방음 글라스로 외부로부터의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주는 어쿠스틱 글라스는 차량의 정숙성을 더욱 높인다.

최고 속도는 210㎞/h(안전제한속도), 연비는 복합 연비 기준 9.5㎞/ℓ(도심연비: 8.5㎞/ℓ, 고속도로 연비 11.1㎞/ℓ)다. A7 주행감성은 A6처럼 부드럽고 정숙하다. A7에 탑재된 48V 시스템과 벨트 구동 제너레이터를 채용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 차 고유의 감성을 극대화한다.

구동방식은 네 바퀴 굴림방식. 구동력 배분은 앞 40 : 뒤 60로 저부하시에는 주로 앞바퀴를 움직인다. 주행상황에 따라 AWD 클러치를 개방해 앞바퀴 굴림 상태로 함으로써 연비성능을 높여준다. 결과적으로 단양에 도착했을 때 연비는 11.6㎞/ℓ)로 공인연비보다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한 없이 부드럽다. 역동적인 성향인 기자는 이내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한다. 다이내믹 모드로 전환하자 RPM도 3000 수준을 유지하면서 언제든 달릴 준비를 한다. 배기음은 여전히 음소거 상태다.

배기음이 없어 아쉽지만 고속에서도 풍절음이나 하부소음이 적어서 플래그쉽 세단 못지않은 정숙성을 보여준다 일명 NVH는 최고 수준이다. 서스펜션이나 콰트로 시스템은 고속은 물론 와인딩 구간에서도 1.9톤이 넘는 육중한 차체를 정확하고 가뿐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도와줘 믿음이 간다.
A7./사진=전민준 기자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


시승차는 가격이 9550만원이다. 세금을 포함하면 구입비용은 사실상 1억원이 넘는다. 아쉬운 점이라면 낮은 전고 때문에 신장 185㎝ 이상인 운전자가 탑승할 때 불편하다는 것, 넓은 트렁크 때문에 2열 공간을 다소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다. 185㎝ 운전자가 카시트에 아기를 태우고 다니는 패밀리카로 쓰기엔 다소 좁을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생 자녀를 가진 가정에 더 유리할 수도 있겠다. 이 부분들을 제외하면 모든 게 장점이다. 이 정도 가격이면 실질적인 소비층들도 성능보다는 브랜드와 차량 이미지를 더 많이 따지게 된다. A7은 아마 후자를 제대로 공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A7./사진=전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