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지난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2-8로 패한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뉴스1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부진 탈출의 기회를 앞두고 젊은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한화는 9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치른다.

지독한 부진에 빠져있는 한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키움 히어로즈 등을 상대하며 14연패를 당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연패 기록이다. 와중에 한용덕 감독은 임기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7일 사퇴했다. 시즌 30경기를 채 채우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아직 시즌 종료까지 110경기가 넘게 남았다는 이야기다. 역대급 반전을 통한 포스트시즌 진출까지는 아니더라도 침체된 팀 분위기를 혁파하고 다음 시즌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기는 충분한 시간이다.

한화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최원호 2군 감독이 8일 1군 감독대행으로 올라왔다. 연이어 선수단에도 칼질이 가해졌다. 투수 장시환 안영명 이태양 김이환, 내야수 송광민 이성열 김회성 김문호, 외야수 최진행, 포수 이해창 등 10명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부분 베테랑임에도 이번 시즌 제대로 된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이들이다.


이들의 자리는 윤호솔 문동욱 황영국 강재민(이상 투수), 박상언(포수), 박한결 박정현(내야수), 장운호 최인호(외야수) 등이 채운다. 하나같이 2군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기회를 엿보던 20대 초중반의 영건들이다. 고참급 선수들에게 긴장을 불어넣는 한편 2군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복안이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정은원은 어느덧 프로 3년차에 들어섰다. /사진=뉴스1
이미 한화 1군에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젊은 선수들이 있다. 내야수 정은원은 프로 3년차임에도 벌써 통산 269경기에 출전했다. 성적도 통산 13홈런 84타점 0.260의 타율로 준수하다. 지난해 입단한 노시환도 이번 시즌 하주석과 오선진의 부상을 틈타 유격수로 꾸준히 출전했다. 팀 내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순위에서 5위(0.31)에 올라있다.

일각의 비판과는 달리 한화는 이미 어느 정도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다. 팀의 미래로 평가받는 내야수 하주석은 1994년생으로 아직 26세다. 마운드에서는 김민우(1995년생)와 김진영(1992년생), 필승조 박상원(1994년생), 선발로써의 가능성을 보인 김이환(2000년생) 등 20대 전반을 아우르는 투수들이 기량을 뽐냈다. 지난 시즌 113경기에 나와 80안타 24타점 0.254의 타율을 기록한 외야수 장진혁(1993년생)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이다. 지난 7일 NC전에서는 인상깊은 장면이 두 가지 나왔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2루 수비를 보던 정은원이 앞장 서서 파이팅을 외치는 장면과 6회말 공격에서 득점을 만든 2루주자 노시환의 필사적인 주루였다. 처진 팀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든 힘을 불어넣으려는 3년차 영건의 고함, 그리고 6점차에서 1점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내야 안타 상황에서 혼신의 힘을 다 해 뛰는 2년차 막내의 주루플레이. 이는 과거 한화의 모토였지만 이번 시즌 유독 찾아보기 어려웠던 '불꽃 투혼'을 다시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한화는 한 층 젊어진 선수단을 이끌고 9일 롯데를 상대한다. 육성의 뜻을 두고 정민철 단장과 의기투합한 최원호 감독대행이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쇄신에 돌입한 한화에는 어느 때보다 젊은 선수들의 우렁찬 기합소리와 한 발 더 뛰는 열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