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의연대와 '신한은행 라임CI펀드 피해고객연대'가 지난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고소하면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뉴스1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금융권이 혼란에 빠졌다. 판매사가 투자자에게 금융투자상품의 투자원금을 반환하는 상황에 처해서다.

금융권은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시작으로 라임펀드, 디스커버리펀드,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의 투자손실이 일어나는 가운데 판매사의 배상 책임이 커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일 금감원 분조위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 신청 4건에 대해 계약을 취소하고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액을 반환하도록 결정했다.

분조위는 해당 사례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민법 제109조)를 적용했다. 계약체결 시점에 이미 사실상 투자원금의 전액 손실이 난 상태에서 라임은 핵심 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하고 판매사(은행·증권사)는 이를 그대로 투자자에게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는 이유다.


또 일부 판매 직원이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기재하거나 손실보전각서를 작성하는 등 합리적인 투자 판단의 기회를 원천 차단한 것으로 봤다.

무역금융펀드는 2017년 5월부터 신한금융투자의 총수익스와프(TRS) 대출 자금을 활용해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 등 총 5개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상품이다.


라임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11월 IIG 펀드의 부실을 인지한 이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 방식을 변경해 가면서 펀드 판매를 이어갔다. 금감원 조사결과, 라임은 투자제안서에 IIG 과거 수익률을 월 0.45%씩 상승하는 것으로 기재하는 등 11개 중요내용을 허위·부실 기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펀드 규모는 무역금융펀드 전체 판매액 2438억원의 약 65%에 달하는 1611억원(개인 500명, 법인 58개사)이다.


판매사는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다. 앞으로 판매사들은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조정이 성립되면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된다. 

당장 수억원의 배상금을 돌려줘야 하는 판매사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일부는 "투자상품의 손실을 전액 배상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내부의사결정 과정 등을 거치며 신중하게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측은 "분쟁조정 결정문 접수 후 내부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도 "분조위 결정을 면밀히 검토해 은행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철웅 금융감독원 분쟁조정2국장은 '라임 무역금융펀드 분쟁조정위원회 브리핑' 질의응답에서 "금융사의 이사회에 상정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 치열한 법정다툼 내지 논쟁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대형 금융판매회사가 투자자 보호 책임을 위해 권고안을 충분히 수용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