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여성폭력방지위원회 긴급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여성가족부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늑장 대응에 이어 기관으로서의 한계도 명확히 드러내 비판을 받고 있다.

여가부 폐지와 관련한 국민청원이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현재로선 다음 주 중으로 진행될 현장 점검이 최선이지만, 이마저도 구속력이 떨어져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가부는 23일 박 시장과 관련한 성폭력 방지 조치 등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한 서울시 대상 현장 점검을 다음 주 중에 나갈 것이라 밝혔다.

여가부는 이번 현장 점검을 통해 조직 내 고충상담처리시스템 운영, 재발방지책 시행 여부 등을 점검하고 2차 피해 상황이 있었는지 등을 살필 계획이다.


하지만 점검 결과에 따라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징계 요청 등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언론 공표를 통한 구속력이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여가부의 대처는 성범죄 피해자 보호에 앞장서야 하는 여가부의 존재 의미와는 맞지 않아 보였다.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피소가 알려진 지난 9일 이후 엿새 만인 지난 14일 뒤늦게 "서울시의 성희롱 방지 조치를 점검한다"고 밝혀 뭇매를 맞았다.

이마저도 박 시장 사건의 중심에 들어간다기보다 재발방지대책의 수립·시행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청한다는 소극적인 내용이었다.


이후 '피해자' 호칭을 둘러싸고도 뒤늦게 입장을 발표했고 과거 안희정 충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의 미투 사건을 보고도 매뉴얼에 '지자체장'을 포함하지 않아 유사한 피해가 반복됐단 지적도 일었다.

현재 여가부에는 박 시장과 같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조사할 수 있는 기관이 없다.

그러다 보니 여태까지 밝힌 대책의 대부분이 고충상담처리시스템 운영 현황 점검, 재발방지대책 시행 여부, 성폭력예방교육의 내용과 방식, 직원 참여, 2차 피해 상황 여부 등 곁가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여가부는 박 시장 사건을 계기로 조사기관 신설을 위한 법 개정을 요청한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여가부 내의 기관이 될지 다른 기관과의 협업이 될지 윤곽이 뚜렷하지 못하다.

최성지 여가부 대변인은 "여가부는 여성과 가족, 청소년 분야의 업무를 담당하며 성 평등사회 실현, 다양한 가족 공존 실현, 청소년 건강 활동 지원, 성범죄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과 같은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가부에) 조사기관이 없다"며 "이를 위해 여가부 기관이나 다른 기관과의 협업을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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